증선위서 KB증권 단기금융업 인가안 의결
연내 발행어음 규모 10조원대로 성장 전망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KB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양강 체재이던 발행어음 시장에 KB증권이 가세하며 3파전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8일 정례회의를 열어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KB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재신청한 지 5개월 만이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발행어음 사업을 위해 필요하다.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사업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어음 발행이 가능하다. 특히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중소기업 대출이나 부동산금융 투자 등 다양한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 초대형 IB들이 단기금융업 인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KB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하면 국내에서 세번째 사업자가 된다. 

그간 발행어음 시장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양강 체재였으나, KB증권의 합류로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금융위는 지난 2017년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을 초대형 IB로 지정했지만, 이 중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KB증권의 가세로 연내 발행어음 시장은 1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KB증권의 자본규모는 약 4조5000억원으로 9조원 가까이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KB증권은 올해 말까지 어음 약 2조원어치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각각 4조2000억원, 1조8000억원으로 시장 규모는 이미 6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발행어음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발행어음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는 만큼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따라잡기 위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최종 개시까지는 관문이 더 남아 있다. 금융위는 KB증권의 최대주주 대표자에 대한 은행권 채용 비리 수사와 관련해 KB증권의 대책을 살핀다. 

증선위에서는 KB증권의 최대주주 대표자에 대한 은행권 채용 비리 수사가 자본시장법 시행 규칙상 심사 중단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해 증선위는 KB증권 측의 비상대비 계획 수립 여부를 확인하고 금융위 논의를 거쳐 KB증권에 대한 단기 금융업무 인가를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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