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 실무자 고도화된 머신러닝 모델 이용해 효율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보험권에 인공지능의 대표 사례인 ‘머신러닝’ 바람이 거세다.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유용한 가치를 창출해내기 위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현업 부서의 데이터 분석 과정을 간소화하고 이를 수익창출로 이어가는 방향으로 머신러닝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지난 14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솔리드웨어 주최로 열린 ‘보험, 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머신러닝 솔루션 적용 사례와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두 손보사 모두 지난해 1월 솔리드웨어의 머신러닝 기술 솔루션 ‘다빈치랩스(DAVinCI LABS)’, 챗봇 솔루션 ‘다빈치 봇(DAVinCI Bot)을 각각 도입했다.

DB손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예측모델 생성과 대인보상 합의금 관리에 다빈치랩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미 갖추고 있는 손해율 분석 시스템 ‘다우스(DAUS)’를 우선 활용하고 이후 추가적으로 머신러닝 기반 모델로 손해율을 예측한다. 언더라이터들은 고객의 보험계약 인수 여부를 판단할 때 이를 보조지표로 활용할 수도 있다.

DB손보 디지털혁신파트 정성원 차장은 “지난 2017년 9월 인공지능 파트에서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머신러닝 솔루션 파일럿을 진행해본 결과 (기존보다)평가 모델을 쉽게 생성할 수 있다는 걸 알게됐다”라며 “머신러닝 솔루션을 잘 활용하면 현업 부서에서도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빈치랩스를 전사적으로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DB손보는 머신러닝을 도입한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악화시킬 수 있는 물량을 기존보다 두배 이상 더 많이 찾아내고 있으며 200% 이상의 손해율이 나는 물량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정 차장은 "과거 손해율 모델링이 100% 전후의 손해율이 나는 물건을 찾아냈다면 머신러닝으로 개발한 모델은 180~200% 이상의 손해율이 나는 물건들을 찾아낸다"라며 "이러한 결과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후 작년 말 해당 솔루션을 기간계 시스템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DB손보는 자동차보험 영역에서 머신러닝 기반 손해율 예측 모델 고도화를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고도화 과정에서 고객 주소지를 기반으로 한 추정소득, 차량 손상 부분 등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담보를 더욱 세분화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손보사 메리츠화재는 온라인 판매채널에 인공지능 챗봇인 ‘다빈치 봇’을 도입해 이를 수익 확대로 연결시켰다.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마케팅 파트 박민경 과장은 “우리에게 핵심역량지표(KPI)는 크게 고객이 예상 보험료 조회 혹은 상담예약 신청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온라인 채널에서 다빈치 봇이 이러한 전환율과 체결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유입광고 및 상품별로 이용자가 온라인 채널에 체류하는 시간을 측정하고 이탈지점을 포착해 챗봇이 해당 시점에 맞춤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 구매에 대해 망설이고 있을 때 직원이 다가와 추가 정보를 제공해주면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챗봇이 그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는 다빈치 봇 도입 이후 온라인 전환율이 지난달 기준 일반적인 보험료 계산 건 대비 690%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메리츠화재는 챗봇을 통해 체결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대화모형 구축했으며 추후 보장내역, 보험료 계산 등 여러가지 질문에 답변할 수 있도록 챗봇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재 챗봇은 온라인 채널에서 고객이 스스로 정보를 소비할 수 있도록 말을 걸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메리츠화재의 온라인 체결율은 일반적인 체결 건 대비 151% 성장했다.

박 과장은 "챗봇을 학습시키는데 굉장히 많은 노동력과 리포트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머신러닝을 사용했다"라며 "앞으로 고객이 온라인 플랫폼 방문 시 언제쯤 전환, 체결할지 예측하는 모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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