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5 08:50 (화)
[응답하라, 우리술116] 해발 500미터 청정 이미지로 술 빚는 운봉주조
[응답하라, 우리술116] 해발 500미터 청정 이미지로 술 빚는 운봉주조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9.05.2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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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막걸리로 우리술품평회 막걸리 부문 두 차례 대상
베트남 시장 공략위해 현지공장 건립 국내 업체 중 유일
우리술품평회에서 두 차례 대상을 수상한 양조장은 국내에 유일하게 운봉주조 한 곳이다. 사진은 지리산을 배경으로 해발 500미터의 높이 있는 남원의 운봉주조 전경
우리술품평회에서 두 차례 대상을 수상한 양조장은 국내에 유일하게 운봉주조 한 곳이다. 사진은 지리산을 배경으로 해발 500미터의 높이 있는 남원의 운봉주조 전경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해발이 높은 곳에 위치한 양조장은 지리산을 배경으로 남원 땅에 자리 잡고 있는 운봉주조(대표 최봉호)다. 해발 500미터, 그래서 계절이 늦다. 도시의 봄꽃은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남원 운봉주조 앞 가로수의 꽃들은 여전히 봄을 담고 있었던 이유다.

운봉주조의 대표 막걸리는 ‘허브’를 이용한 술이다. 지리산에 가까워 높은 해발고도, 지하 200미터에서 퍼 올리는 암반수, 여기에 허브를 부재료로 담아 ‘청정’한 술이라는 이미지까지고 있는 술도가다.

그 덕일까. 이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허브잎막걸리’는 농식품부에서 주관하는 우리술품평회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나(2011년, 2014년) 대상을 수상한 막걸리가 됐다.

한 번도 어려운 상을 두 번이나 받았던 것은 아마도 가장 대중적인 입맛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신의 트렌드를 제대로 상품에 담아냈기 때문 일것이다.

로즈마리와 라벤더 등의 허브의 향을 술에 담는 것은 무척 고단한 일이다. 특히 음용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최적의 향기 성분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아직 허브를 막걸리에 접목하지 않았던 2010년. 지리산 자락에는 허브특구가 지정돼 허브를 키우는 농가가 많았으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2차 산업은 전무한 상태.

이를 지켜보았던 최봉호 대표는 당시 1대  대표인 아버지(최규창)와 함께 청정 지리산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허브막걸리를 생각해낸다. 하지만 막걸리 업계는 국세청 주류담당자 마저 허브를 이용한 막걸리를 반대할 만큼 고전적인 막걸리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 대표는 1년 이상 허브의 투입비율을 바꿔가며 최적의 허브막걸리를 찾아 나선다. 또한 단순히 막걸리를 빚는 공정 중에 허브를 넣는다고 해서 향기성분이 충분히 담기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해, 알코올에 허브를 침출시키는 형태로 허브침출물 성분을 따로 모아냈고, 이를 막걸리에 투입하면서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찾아냈다고 한다.

그런데 여타 양조장에서도 허브막걸리를 만들어내면서 차별화된 포인트가 사라지게 되자, 최 대표는 2012년 ‘야관문’을 이용한 막걸리를 기획한다. 야관문이 가지고 있는 자양강장의 이미지를 술에 적용시키면 새로운 시장이 조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제품기획은 완료했지만, 제품을 바로 출시할 수는 없었다. 약용식물일지라도 모두 식품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식품공전에 등재되지 않은 식물은 막걸리의 첨가물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최 대표의 야심작이자 효자상품인 ‘야관문막걸리’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나고 난 뒤에야 빛을 보게 된다. 2016년 식품공전에 등재됐기 때문이다.

허브막걸리로 이름을 얻었다면 수익은 야관문막걸리로 내고 있는 운봉주조. 사진은 최봉호 대표가 막걸리 발효환경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허브막걸리로 이름을 얻었다면 수익은 야관문막걸리로 내고 있는 운봉주조. 사진은 최봉호 대표가 막걸리 발효환경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현재 운봉주조가 가지고 있는 막걸리 관련 특허는 모두 11종. 모두 제품개발과 관련돼 있다. 시장 확대를 위해 야관문을 잇는 신제품도 기획돼 있다.

이와 함께 최 대표의 최고 현안은 베트남 시장이다. 2015년에 현지에 생산공장을 만들어 시장공략을 하고 있지만 아직 크게 성과를 보고 있지는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포니카 품종과 달리 인디카(안남미) 품종의 쌀은 잘 쪄지지 않아서 물에 불려야 하는 시간도 길고, 국내 상황과 달리 부재료들의 가격구조가 복병이 되어 그동안 고전을 했다. 공장 설립 조건도 우리보다 매우 까다롭다.

최 대표는 기존 와이너리 내에 막걸리 생산시설을 넣는 형태로 공장을 만들어 제품을 생산한 지 3년이 지났다. 현지 공장을 유지하는 유일한 술도가인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가 기획하는 막걸리의 지평이 어디까지인지 그 행보를 바라보는 것도 우리 막걸리 산업을 위해 필요한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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