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우리銀부터 페이코까지 제로페이 출연금 유입
오는 7월 온누리 상품권 등 포인트 연계 사업 주도

제로페이 옥외광고
제로페이 옥외광고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제로페이 사업을 이끌 민간 사업자들의 윤곽이 잡혔다. 그동안 제로페이 사업은 서울시와 정부가 주도해왔지만, 이르면 다음 달 10개 민간기업이 참여한 제로페이 특수목적법인(SPC)이 발족되고 주도권이 넘어가게 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로페이 SPC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는 출연금 규모 설정과 온누리 상품권, 지역화폐 연동 등 세부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제로페이 SPC 설립에 참여하는 주요사는 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이다. 이 밖에 대구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4곳, 한국스마트카드, NHN페이코 전자금융업자 2곳과 하나금융그룹의 통합멤버십 서비스 하나멤버스(하나머니)가 참여한다.

이들은 각각 일종의 기부금 형식인 10억원 규모의 출연금을 내고 제로페이 SPC 설립에 참여한다.

제로페이에 민간 기업이 별도의 출연금을 내고 참여하게 되면서 그동안 정부 및 지자체 주도로 시행돼 미미했던 제로페이의 홍보 및 서비스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제로페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등장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정부 주도의 기존 운영방식에선 참여사들은 별 다른 수익을 보장받지 못했다.

아울러 은행은 제로페이가 흥행할수록 그룹 계열사나 카드발행 부문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홍보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SPC 설립을 계기로 제로페이는 ‘관치페이’ 꼬리표를 어느 정도 떼게 되는 셈이다. 다만 제로페이 SPC는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재단 법인으로 출범할 확률이 높다. 간편결제 시장을 민간에만 맡겨 두면 일부 업체에 의한 과점 현상으로 수수료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별도 출연금을 내고 SPC 설립에 참여한 10곳은 이르면 다음 달 공식 출범하게 되며 제로페이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우선 오는 7월 중 온누리·지역 상품권과 제로페이를 연동할 계획이다. SPC 참여사들이 보유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온누리·지역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결제·정산해주는 서비스다.

KT가 별도의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며 구축이 완료되면, 온누리상품권과 지역 상품권을 등록해 포인트로 전환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계좌와 연동해 결제하는 하는 방식 외에 상품권을 포인트로 전환하는 방식까지 도입해 이용률을 높이려는 취지다.

이 밖에 법인용 서비스, 후불교통 카드 기능 등도 탑재할 계획이다.

제로페이 준비위원회 참여사 관계자는 “제로페이와 온누리 상품권 등의 연동으로 초기 취지였던 소상공인, 골목상권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SPC 참여 기업 입장으로선 자금, 수수료 이익 등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