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판이벤트,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예수금 대폭 확대
1년새 정기예금 10%↑…규제 도입 전까지 대응태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권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100% 이하 규제 대응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아직까지 새로운 규제 기준 적용 시 예대율이 100%를 넘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연내 충분한 예수금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30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올해 3월말 기준 정기예금은 전년 동월(636조6957억원)대비 11.6% 증가한 710조9963억원을 기록했다.

정기예금 증가율이 1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10.04%) 이후 7년 만이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간 정기예금 증가율은 평균 연 2~3%대에 머물렀다.

은행권의 예수금이 훌쩍 증가한 것은 정부의 은행 예대율 산정 기준 개편에 맞춰 수신 규모를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예대율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가계대출의 예대율 가중치는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줄이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새로운 예대율 규제는 은행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 주력하게 하기 위함이지만, 우량 중소기업이 제한적이고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리스크 관리가 쉽지다 보니 은행들은 예대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예수금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은행들은 가장 먼저 고객들의 돈을 일정 기간 묶어둘 수 있는 정기예금 유치를 위해 특판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으며, 커버드본드 발행도 적극 추진했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의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5년 이상)채권으로 투자자는 은행과 담보자산에 대한 이중청구권을 보유해 은행채보다 신용도가 높은 안전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 금융권 최초로 원화 5000억원 규모 발행을 포함해 올해 최소 1조2000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최근 시장금리 상황을 고려해 발행 여부를 타진 중이다.

다만 은행들의 예대율은 아직 새로운 규제 기준 안정권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예수금은 263조원, 신한은행은 216조원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218조원과 213조원이다. 예대율은 국민은행이 98.2%로 가장 높으며 신한은행 97.3%, 하나은행 96.9%, 우리은행 96.6% 순이다.

은행별로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비중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업계는 변경된 예대율 가중치 적용 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예대율이 100%를 웃돌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99%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 도입과 관련 금융당국이 제시한 안정권 수치인 97%를 유지하기 위해선 4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예수금 3조원 정도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조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5000억원 수준의 예수금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있어 5000억~1조원 정도의 예수금 확보는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커보드본드 발행 등이 아니더라도, 특판 또는 신상품과 연계한 경품 이벤트 한 번이면 순식간에 채울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예수금 규제 도입을 앞둔 6개월 동안 은행별로 700~1000여개에 달하는 지점에서 예수금 확보를 적절히 분담하면 예대율 기준 맞추는 데 큰 무리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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