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 디지털 수요 지속…해외은행 선례로 역량 강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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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개인금융 부문에만 초점을 맞춰 업무 디지털화를 추진해온 은행들이 중기금융 부문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해외은행들의 행보를 선례로 지속적인 수익 성장을 위해선 시장에서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 디지털화가 긴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오는 8월 1일 창립 58주년 기념일을 목표로 중소기업 경영지원 플랫폼 ‘IBK BOX(박스)’를 오픈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IBK 박스는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외부 제휴 공급자가 회계 관리, 경영 지원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해 중소기업들이 경영 문제점을 해결하고 박스 회원 간 거래·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궁극적인 취지다.

기업은행은 IBK 박스 출시를 기회로 중소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지난 57년간 쌓아온 중기금융 역량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기업은행을 중심으로 다른 은행들도 그동안 개인금융 부문에 비해 속도가 더뎠던 중기금융 부문 서비스 디지털화 작업을 차근히 추진해나가고 있다.

개인금융 서비스 디지털화 행보와 비교해 적극적이진 않지만, 기업대출 비대면 서류제출 서비스 확대를 시작으로 기업자금관리 플랫폼 및 비대면 기업금융 신용평가 모형 개발 등 중기금융 부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내와 비슷하게 중소기업 시장이 고용 및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 은행들의 경우 중기금융 부문의 디지털화를 이미 속행하고 있다.

영국 대형은행 HSBC는 지난해 10월 기업금융 은행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디지털플랫폼인 ‘Fusion’을 오픈해 중소기업 고객들의 간편 계좌관리, 거래비용 감소,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캐나다 대형은행 CIBC는 회계, 급여 등 재무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캐나다 기업들을 지원하는 플랫폼 ‘SmartBanking for Business’를 지난달 도입했다. 호주 대형은행 Westpac은 뉴질랜드 중소기업드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에 주목하고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개발사와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기금융은 작지 않은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나 기업고객의 비정형화된 금융수요, 보수적인 의사결정 구조, 핀테크 기업들의 개인금융 위주 서비스 개발 등을 이유로 서비스 디지털화 접근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고객 못지않게 기업고객들의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지속되면서 국내와 비슷한 수준으로 중기금융이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은행들의 사례를 벤치마크해 중기금융 서비스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서서히 점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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