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핀테크, M&A로 사업 확장해 금융사 위협
국내는 금융사 자금 의존도 심화돼 경쟁도 저하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지난 3일 발표한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자료=금융감독원)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글로벌 핀테크 기업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여전히 금융회사의 자금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소비자 편익은 확대되고 있지만, 직접적인 서비스·상품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지난 6일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내외 핀테크 현황의 비교·분석을 통해 국내 핀테크 산업의 수준을 평가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기업과 경쟁하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핀테크를 적극 수용하고 있지만, 국내의 핀테크·빅테크·금융회사 간 경쟁이 글로벌 대비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은 인수·합병 및 플랫폼 사업 확장을 통해 금융회사의 경쟁자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반면, 국내 핀테크 기업은 금융회사 의존도가 높고, 핀테크 기업간 인수·합병 사례도 거의 없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빅테크 기업의 금융부문 진출은 일부 제한된 영역에서만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금융회사 출자, 모험자본 투자, 정부 정책펀드 조성 등 핀테크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유효경쟁 촉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편송금, P2P(개인 간)대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등 국내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과 대비해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해외에서는 인슈어테크·블록체인 기술 적용으로 금융서비스 가격이 내려가는 등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신기술 활용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가 아직 미미하다는 것이다.

금융시스템 안정성 부문에서는 국내 핀테크 산업이 해외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시장보다 금융시장의 경쟁이 높지 않고, 신기술 활용이 저조해 시스템 불안정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외 시장은 빅테크 기업의 경쟁이 심화되고, 클라우드 등 외부 서비스 의존도 강해 시스템 불안정 요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비대면·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 관련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 금융소비자의 효용성을 높일 예정"이라며 "금융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안정성 제고를 통해 금융소비자 권익이 더욱 향상되도록 핀테크 발전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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