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5 06:55 (일)
차기 기업은행장 두고 하마평 무성하지만…
차기 기업은행장 두고 하마평 무성하지만…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9.06.24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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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천타천 인사 후문에는 욕망의 바이어스 꼭 끼게 마련
물망 오른 사람 많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맞는지가 관건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인사철이 임박해 오면 어디든 하마평이 난무한다. 하마는 말에서 내린다는 뜻이다. 즉 하마비가 세워진 곳이면 어디든 말에서 내려, 말에 탔던 사람은 건물의 중심영역으로 들어가고 말고삐를 든 자는 그들만의 공간에 가게 된다. 

그런 탓에 특히 궁궐 하마비 근처는 말고삐를 든 견마배들이 모여 자신들이 토막으로 들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기 마련이다. 그것도 그냥 내놓는 게 아니라 자기가 모시는 사람의 힘을 과시하듯 거들거리며 확정적 사실인 듯 말을 쏟아놓게 된다. 여기엔 사람 입에 오르기 가장 좋았던 인사평도 포함돼 있었고, 그 말들이 모여 각종 소문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여기서 하마비에서 출발한 ‘하마평’이라는 단어가 유래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하마평은 화자의 거들먹거리는 태도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고, 또 시장에서 유통되는 소문의 질이 서로 달라 태생적 한계를 갖게 된다. 즉 말의 출발부터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게다가 스스로 자신을 들춰내기 위해 만들어진 소문까지 포함돼 있으니 하마평의 품질은 그저 그러할 뿐이었다.

하지만 발 달린 소문의 힘은 강력하다. 최종 결정이 나기 전까지 아무도 인사의 종착점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람들에 대한 일반의 경외심은 그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 남게 된다. 게다가 절차가 끝난 뒤에도 관련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물망에 오를 기회까지 잡게 된다.

입으로 건네지던 소문을 대신할 신문이 출현한 뒤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된다.

입으로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신문은 발행부수만큼 관련 내용을 전달할 수 있으므로 인사와 관련된 기사가 발생하면 반드시 하마평까지 취재를 해서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자주 하마평에 올라 인구에 널리 회자되더라도, 그리고 입소문이 좋은 평판으로 가득 채워졌더라도 그것만으로 화관이 머리 위에 쓰여지는 것은 아니다. 인사는 한순간에도 뒤집어질 만큼 최고 의사결정자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유력하게 추천됐더라도 당시 상황과 맞지 않으면 낙마하기 십상이다. 이를 두고 예전에는 ‘타이밍’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타이밍은 인사의 영역을 운의 영역으로 전락시킨다. 카이로스의 결정적 순간이 개인에게 운처럼 작용한다는 해석은 과거에는 통용될 수 있었지만 사회적 현상을 과학으로 풀어내는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그래서 최근 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쓰이는 단어는 ‘사회적 분위기’다. 당시 시대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인물이 등장하고, 게다가 평판까지 뒷받침되면 하마평은 소문에서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결정된 검찰총장 인사에서도 우리는 쉽게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거창하게 시대정신까지 꺼낼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당대 분위기는 여론과도 같은 것이다. 그 분위기와 부합하는 인사는 이후에의 구설이 많지 않다. 즉 비교적 잘 된 인사라는 뜻이다. 

최근 기업은행장을 두고 온갖 소문이 금융가를 뒤덮고 있다. 낙하산설과 내부승진설, 연임설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앞서 설명했듯 물망에 오르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의 관심에 물밑 경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자천 타천의 경로를 통한 입소문까지 더해지니 설도 풍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론은 한가지다. 무엇이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와 일치하느냐다. 관료의 낙하산이나 연임이나 내부 승진, 혹은 다른 낙하산도 다 가능하다. 그런데 왠지 두엇은 최근 형성된 사회적 통념에 잘 어울리지 않는 듯싶다. 그래서 그럴 가능성은 적다.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에선 특히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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