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수 대비 낮은 은행 계좌보유율, 블루오션 각광
국민 평균 소득수준·금융 이해력 낮아 리스크 공존

4일 베트남 호치민 푸미흥 지역에 위치한 ‘신한PWM 푸미흥 센터’에서 진행된 개점식에서 신한은행 WM그룹 왕미화 부행장(가운데), 신한베트남은행 신동민 법인장(오른쪽 첫번째), 총영사관 윤병원 금융영사(오른쪽 세번째), 김흥수 코참회장(오른쪽 다섯번째), 신한PWM 푸미흥  짠 티 투 하 센터장(왼쪽 첫번째) 및 관계자들이 테잎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신한은행)
4일 베트남 호치민 푸미흥 지역에 위치한 ‘신한PWM 푸미흥 센터’에서 진행된 개점식에서 신한은행 WM그룹 왕미화 부행장(가운데), 신한베트남은행 신동민 법인장(오른쪽 첫번째), 총영사관 윤병원 금융영사(오른쪽 세번째), 김흥수 코참회장(오른쪽 다섯번째), 신한PWM 푸미흥 짠 티 투 하 센터장(왼쪽 첫번째) 및 관계자들이 테잎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신한은행)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들이 신남방(新南方)정책에 발맞춰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은 성인 인구의 은행 계좌보유율이 30%대에 불과해 은행들의 블루오션으로 각광 받는 한편, 소득수준과 금융이해력이 낮아 전반적으로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기회의 땅’이자 아직 위험 부담이 큰 ‘미지의 땅’인 베트남에 안착하기 위한 은행들의 각양각색 전략이 눈길을 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베트남 금융당국의 금융교육은 근거 규정이 미비하고, 방향도 구체화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민간 금융기관이 초·중등학생,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교육을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향이 있어 일관적, 지속적인 금융교육이 이뤄지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에 베트남 국민의 금융 포용성은 모든 측면에서 낮은 수준을 보인다. 지난 2017년 기준 베트남 성인 인구의 금융기관 저축률은 14.5%에 불과하며 은행 계좌보유율은 30.8%로 태국(81.6%), 말레이시아(85.3%) 등 주변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있다.

특히 저학력층의 은행 계좌 보유율(13.0%)은 고학력층(42.2%)에 비해 29.4%포인트 낮게 나오는 등 학력별 편차가 큰 편이다. 이는 전체 은행계좌 보유율이 비슷한 수준인 필리핀, 라오스와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특색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진출 전략 중 하나로 ‘고액자산가’ 겨냥을 꾀했다. 베트남 국민의 금융 서비스 빈부격차가 크다는 것에 착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하베트남은행은 지난 4일 베트남 은행권 최초로 고액자산 고객 특화 영업점을 개점했다.

호치민시 랜드마크 지역 ‘푸미흥’에 위치한 ‘신한PWM푸미흥센터’는 고액자산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보다 편안한 자산관리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화상상담 시스템을 이용해 한국의 세무·부동산 전문가들과 직접 자산관리와 관련된 의견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PWM푸미흥센터 개점을 계기로 고액자산 고객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세무·부동산 등 전문적인 분야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활용한 베트남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은 젊은 층 인구가 많고 인터넷 등 정보통신이 발달해 있어 스마트폰 보급·이용률이 높아 핀테크 등이 발전할 여지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4월 글로벌 스마트폰뱅킹 앱 ‘글로벌 1Q’의 베트남지역 서비스를 개시했다.

‘글로벌 1Q’는 ▲계좌조회 ▲대출조회 ▲국내외송금 ▲자동이체 ▲환율안내 ▲상품안내 ▲지점안내 ▲기업 결재함 등의 직관적 금융 업무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국가 선택이 필수였던 기존 글로벌은행 스마트폰뱅킹 앱과 달리 국가를 자동으로 인식해 고객은 로그인만으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로그인 후에는 모바일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을 간편하게 발급받아 이체 및 송금 서비스를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베트남 농촌·낙후지역을 중점으로 개인대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나 은행 등 금융기관 접근성이 낮다는 점에서 ‘글로벌 1Q’는 베트남 현지에서의 KEB하나은행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NH농협은행은 베트남 시장 공략에 농업금융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베트남은 농업 비중이 매우 높지만, 농촌지역의 은행계좌 보유율(25.2%)은 전체(30.8%)에 비해 5.6%포인트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베트남 현지 최대 지점망을 보유한 농업계 상업은행 아그리뱅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상호 자금지원, 거래 기업 소개, 중장기적인 농업금융 분야 노하우 공유 등 다각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농기계할부금융사업 등 농업 특화 상품 출시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베트남에서 NH농협은행 모바일 앱인 올원뱅크로 QR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지털과 농업금융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1억명의 인구와 높은 경제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베트남은 은행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베트남 국민들의 금융포용성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오히려 이런 점에서 착안한 전략들이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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