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 TM/혁신상품부 나효철 이사

“라이나생명은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적극 권장하는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다른 보험사가 뛰어들지 않는 블루오션이라면 최고경영자부터 임직원까지 ‘한 번 해보자’라는 자신감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종로구 라이나생명 본사에서 만난 라이나생명 TM/혁신상품부 나효철 이사<사진>는 라이나생명의 상품개발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라이나생명은 어느 생명보험사보다도 상품개발 인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보험사로 유명하다. 최고경영자(CEO)인 홍봉성 사장이 직접 상품위원회에 참여할 정도로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나 이사는 “똑같은 보험 상품을 더 저렴하게 내놓거나 특정 보장의 크기만 늘리는 식의 경쟁은 회사 내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라며 “임직원들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성공을 학습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대중화된 유병자보험이나 치아·치매보험 등은 라이나생명의 손에서 처음 탄생했다. 일명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심사보험(2006년)이나 치아보험(2008년) 등은 타사 대비 최소 10년에서 15년 이상 앞선 결과물들이다.

최근 보험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치매보험은 라이나생명이 2003년부터 판매해온 상품이다. 15년간 치매보험을 판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증치매에 대한 경험위험률을 사용한다. 치매 위험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적정한 보험료를 매기는 보험사란 뜻이다.

나 이사는 지난 2017년 9월 중증치매 진단 시 일정기간 동안 간병비를 지급하는 콘셉트를 도입해 치매보험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는 “(보험금 지급에 대한) 리스크도 컸고, 시장성에 대한 의문도 뒤따랐다”면서도 “그러나 보험시장이 고가의 종신보험에서 중저가의 질병보험으로 가는데 치매보험이 한 축이 될 것이란 자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예상대로 최근 생명보험사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시장의 돌파구를 중저가보험에서 찾고 있다.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 비싼 보험료를 내야하는 종신보험보다 보험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보험료 부담을 적게 느낄 수 있어서다. 이는 라이나생명이 주로 취급해온 암·치아·치매 등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이 대표적이다.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 위주의 판매도 제도변화에 맞물려 보장성보험으로 판매를 전환하는 분위기다.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과 보험자본규제(K-ICS)에서 저축성보험은 매출이 아닌 보험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빚이 된다.

나 이사는 보험시장이 급속도로 중저가 질병보험 상품 위주로 흘러가는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라이나생명은 전화영업 중심으로 성장한 회사다. 고객에게 오프라인보다 직관적으로 보험을 설명해야 하고, 인수거절로 쉽게 탈락하는 경우도 없어야 한다”며 “그래서 보험료 부담 없이 간편하게, 단순한 담보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중저가보험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은 회계제도나 규제 변화 때문에 중저가보험 판매에 나서는 일이 정말 고객을 위한 건지 반문해 봐야한다”며 “판매인들에게 회사를 위해 좋은 보험을 팔라고 강요하는 건 공급자 중심의 생각이다. 보험시장이 고객 중심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후유증이 올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라이나생명은 중저가보험 이후를 고민하고 있다. ‘행복중심케어’라는 슬로건 하에 보험의 끝인 보험금을 받기 전까지 고객에게 지속적인 혜택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다.

나 이사는 “보험금을 수령하기 이전까지 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케어, 보험사가 고객과 동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 시기”라며 “고객에게 이상 징후가 왔을 때 병원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관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케어서비스 제공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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