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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한국, 금융의 미래] (1) 30년 후, 50대는 한국의 허리가 된다
[늙어가는 한국, 금융의 미래] (1) 30년 후, 50대는 한국의 허리가 된다
  • 문혜정 기자
  • 승인 2019.07.15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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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고령화…2050년 한국인 중간연령 ’53.4세’
이자로 먹고 사는 韓 은행…거래감소로 수익성 타격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구구조는 출산율과 사망률에 따라 변화하는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이다. 과거 20여년 동안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에 크게 못 미친 반면 의료 기술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예금보험공사에서  ‘고령화가 금융기관의 경영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3회에 걸쳐 고령화가 은행, 보험, 금융투자업 등 국내 금융업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과 이들의 대응전략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진다<편집자주>.

◆ 유례없는 고령화…2050년 한국인 중간연령 ’53.4세’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많은 국가에서 인구의 증가뿐 아니라 인구구조의 변화라는 새로운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의 인구구조 변화는 급격한 출산율 감소와 평균수명 증가, 베이비 부머세대의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성 변화에서 비롯됐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젊은 인구의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대변되는 인구구조 변화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다소 늦게 시작된 신흥국 또한 앞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가 넘는 고령화사회에 들어섰으며, 2018년에는 14%를 넘어서며 완벽한 고령사회가 됐다. 2025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구구조의 급속한 변화는 이에 대처해야 하는 경제주체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

예금보험공사는 “천천히 변할 때는 각 경제 주체들과 경제 시스템이 적응하고 대비할 수 있어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빠르게 변할 때는 의외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며 금융시장을 배경으로 하는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리스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구변동의 요인은 크게 출산력과 사망력에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연도별 출생아 수는 1970년 100만명 수준으로 올라온 뒤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2017년에는 36만명 이하로 하락했다. 출생아 수가 감소추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총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기대 수명의 연장 때문이다. 1970년 61.9세였던 기대수명이 2016년에는 82.4세로 무려 20.5세나 증가했다,

출산율 감소와 기대수명 연장은 필연적으로 인구구조의 고령화를 초래한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1970년 피라미드형에서 2005년에는 종형이 됐고 2050년에는 역피라미드형으로 바뀔 것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13.8%로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선진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2030년에 24.3%, 2050년에는 38.2%로 선진국 평균(25.9%)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반면 0~14세 유소년인구 구성비는 2017년 13.2%로 고령인구 비중인 13.8%에 못미치고 있고, 낮은 출산율로 2030년에 이르면 11.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중위연령은 2005년 34.8세로 선진국 평균인 38.6세에 못 미치고 있지만 2020년에는 43.8세로 선진국 평균(42.0세)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에 이르면 선진국 평균(45.6세)을 훨씬 상회하는 53.4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표 참조>.

인구구조의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노인 부양부담 증가로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14세 이하와 65세 이상을 각각 유소년인구와 고령인구로 보고 나머지인 15~64세를 생산가능인구로 구분한다. 유소년인구수와 고령인구수를 각각 생산가능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유소년부양비와 노년부양비를 계산해 부양부담을 측정해보면, 우리나라는 유소년부양비는 급감하는 반면 노년부양비는 급증하고 있다.

1970년 78.2%이던 유소년부양비는 2010년 22.2%로 하락했지만, 노년부양비는 1970년 5.7%에서 2010년 15.0%로 상승했다. 유소년부양비의 경우 하락폭이 둔화돼 2020년 이후에는 17% 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노년부양비는 증가 추세가 더욱 가속화돼 2020년 21.7%, 2030년 37.7%에 이르고 2050년에는 무려 72.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유소년인구에 대한 고령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 지수는 1970년 7.2%에서 2010년 67.7%로 상승했고 2020년에 125.9%가 되고 2050년에는 429.2%에 달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나라의 노년부양비는 2010년 기준으로 보면 선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2030년이 되면 37.7%로 선진국 평균(36%)보다 높아지고 2050년에는 세계 평균(25%)와 선진국 평균(45%)를 훨씬 넘어서는 72.1%가 될 것”이라며 “이는 1990년에 약 13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하던 것을 2017년에는 약 5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하고 2050년이 되면 약 1.4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노인 부양부담은 심각한 경제적∙사회적 문제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자로 먹고 사는 韓 은행…거래감소로 수익성 타격

지금과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금융회사의 경영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장 단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중장기적인 저축 감소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고령화는 민간 및 공공 부문의 저축을 모두 위축시켜 경제 전체의 저축률을 하락시킨다. 고령 가계가 소비를 충당하기 위해 저축을 줄임에 따라 민간부문의 저축률이 저하되며 고령인구에 대한 사회복지지출이 늘어나 공공부문의 저축률도 저하된다.

소득이 적은 젊은 시절에는 저축이 적고 점차 나이가 들어 소득이 많아질수록 저축을 많이 하게 되지만 소득이 떨어지는 퇴직 연령 이후에는 저축이 다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유동성 확보가 목적인 단기예금은 별다른 영향이 없겠지만 저금리의 영향과 노후소득 확보를 위한 각종 펀드 및 연금 등에 대한 선호로 장기예금이 감소하고 은행의 수신 경쟁력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통계 자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평균자산 규모가 50대에 정점을 찍고 60대 이후에는 급속하게 감소하며 그 중에서도 60세 이상의 평균 금융자산의 규모는 50대의 약 60% 정도로 감소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평균 부채 규모도 40대나 50대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금융부채 규모는 더욱 크게 감소해 60세 이상의 평균 금융부채의 규모는 40대와 50대에 비해 각각 4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60세 이상은 평균 가처분 소득이 크게 감소하지만 평균 원리금 상환액도 함께 감소해 가처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3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인다.

따라서 가계의 재무 건전성 측면만 보면 고령인구가 많아진다고 해서 대출을 담당하는 은행업의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진 않는다. 문제는 은행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60세 이후 금융자산과 금융부채가 모두 크게 감소한다는 것은 저축 및 대출 같은 은행거래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 거래가 적은 고령인구는 증가하는 반면 거래가 활발한 30~50대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은행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은행업의 수익구조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 NIM)이란 점을 고려하면 금융거래 규모의 감소는 은행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은행업의 순이자마진을 제외한 다른 수익 증대에 기여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주택연금을 통해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며 은행의 자산 중 장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은행도 예금감소를 신탁업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시도함에 따라 은행의 신탁업무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도 예측해볼 수 있다.

특히 노후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재무설계 및 세무상담 등의 서비스 수요증가로 PB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퇴직연금시장의 성장으로 자산관리업무를 중심으로 한 신탁업무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인구구조의 변화가 은행업에 끼칠 가장 대표적인 리스크는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로 인한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가능성이다.

2000년대 들어 가계대출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그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은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주택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신용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전체 가계대출은 2010년 794조원에서 2017년에는 1370조원으로 72.5%(연 평균 8% 이상) 증가했으며 그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예금은행 기준으로 2010년에 전체 가계대출의 약 67%를 차지했으나 이후 계속 증가해 2017년에는 70%를 넘어서고 있다.

예보는 “은행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높은 증가 추세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에 따른 자산투자수요의 증가와 은행권이 위축된 기업금융시장의 대안으로 담보대출 위주의 영업을 추진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문제는 투자자의 기대와는 달리 주택시장이 침체될 경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보듯 상환능력이 악화되고 담보가치는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은행 및 여타 금융회사의 신용리스크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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