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오는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
다시 꿈틀거리는 가계부채...통화정책 부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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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한국은행이 한·미 간 금리 역전 차를 줄이기 위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는 상황 속 기준금리 인하는 국민들의 ‘빚’ 문제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흘러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흐름이 지지부진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완화 색채가 강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동결하면서 인하 신호를 보낸 뒤, 오는 8 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소수의견이 위원 2명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한은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8월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되 동결을 사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도 “7월 금통위에서는 성장률 및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할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 공조용 금리 인하 요구가 나온 상황에서 당장 금리 인하는 부담인 만큼 8월에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진단했다.

무르익은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에 시장은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 유통금리를 하락시켜 기업과 가계의 투자 및 소비를 활성화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폭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했던 가계부채 증가폭은 올해 들어 다시 커지며 불안을 키우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4000억원 급증해 올해 월별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대출금리 인하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금융 분석기관 ‘컨티뉴엄 이코노믹스(Continuum Economics·CE)’는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인 한국이 금리인하 사이클 돌입에 따른 금융불균형 리스크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CE는 한국의 가계부채 리스크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금리인하 사이클 돌입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단기 디폴트 위험은 줄었지만, 가계부채 기준 위험그룹(아시아 국가 중 중국에 이어 수위권)에 속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론 지속 가능성 이슈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 명목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며 가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1년 동안 국가가 벌어들인 돈으로 가계의 빚을 다 갚기 어렵고, 가계의 소득으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느라 살림이 빡빡해졌다는 의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한은의 8월 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에서 현재 가계부채 추이는 부담이 되고 있다”며 “시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필요로 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통상 하반기에 더욱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가계대출의 증가세 확대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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