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보사’사태 후폭풍에 심사 깐깐해질 전망
美中무역전쟁, 日수출제재 등 악재에도 IPO 러시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기업공개(IPO) 심사 문턱이 점점 높아질 전망이면서 기업들이 IPO를 서두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일본의 우리나라 수출제재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IPO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하는 상황에서도 기업들의 IPO 건수는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에 예정된 IPO만 14건으로, 지난해 7월의 10개, 2017년 7월의 11개와 비교해 다소 많다. 통상 11월이나 12월 등 연말에 IPO건수가 몰리는 것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IPO에 나서는 이유는 코오롱인보사 사태 영향으로 향후 IPO 심사가 까다로워질 것이 예상돼서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회의를 열고 ‘회계감독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IPO 준비 기업에 대한 상장주관사의 재무제표 확인 책임을 키우는 게 골자다. 

상장주관사에는 재무제표를 포함한 발행 기업의 주요사항에 대한 허위기재와 기재누락 적발 책임이 추가된다. 기존 상장주관사는 해당 기업에 대해 직접 기술한 내용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었다. 앞으로는 중요사항이 잘못 기재됐거나 누락 내용을 적발하지 못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현행 20억원인 과징금 한도도 대폭 높아질 예정이다. 

이번 방안은 코오롱티슈진 사태로 마련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지난 5월 인보사 사태로 인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 현재 상폐 기로에 놓여 있다. 

이처럼 IPO심사 강화가 예상되며 최근 시장 상황이나 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IPO 수요가 몰리고 있다. 통상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 IPO 수요는 주춤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최근 IPO를 한 기업들은 현재 주가가 모두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심한 곳은 IPO 이후 일주일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40%나 밑도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상장한 아이스크림에듀는 1만5900원의 공모가로 시작했지만 상장 이후 4영업일만에 9890원으로 37.79% 하락했다. 같은 달 1일 상장한 에이에프더블류는 2만2500원의 확정공모가를 받았으나, 16일 현재 22.66% 하락한 1만74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4일 상장한 펌텍코리아는 공모가 19만원에서 지난 16일 현재 22.21% 하락한 14만7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2일 상장한 세틀뱅크는 55000원의 공모가가 책정됐으나, 상장 이후 3영업일만에 4만1500원으로 24.54% 하락했다.

전달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5일 상장한 마이크로디지탈 역시 2만3000원의 확정공모가로 시작해서 상장 후 28영업일만에 2만500원으로 10.86% 떨어졌다. 같은달 12일 상장한 압타바이오는 3만원의 확정공모가를 받았으나, 25영업일만에 2만1550원으로 28.16% 하락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제재 등 현재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IPO 신청 건수가 매우 많다”며 “코오롱티슈진 사태로 IPO 심사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지기 전에 상장을 하려는 움직임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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