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참여 독려에도 업계 반응 ‘시큰둥’
‘탈락 경험’ 토스·키움증권 도전 의사 불투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 물살이 잔잔하다. 각종 규제가 난무하고 사업 한계가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쉽사리 뛰어들만한 유인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외에도 유통·전자상거래 기업 등에 인가 신청을 독려하고 있지만, 이들이 당국 손짓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와 관련해 "인터넷·디지털 특화 영업을 잘 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ICT 기업이 아니어도) 누구든지 인터넷은행 경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테스코뱅크’나 일본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이 참여한 ‘로손뱅크’나 ‘세븐뱅크’ 등을 예로 들며 유통회사의 참여를 독려했다.

업계에선 당초 지난 1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명회에 참석한 위메프와 인터파크, 티맥스, BGF리테일 등 유통 및 ICT 기업들의 참여를 점쳤다. 하지만 이들은 대다수 스터디 차원의 참여였을 뿐이라고 설명하며 실제 컨소시엄 참여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티맥스 관계자는 "1월 설명회 참석은 금융 관련 사업 기회를 물색하기 위한 리서치 차원"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면 인프라 차원의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을 뿐 지분 투자를 통한 참여엔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BGF리테일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였던 인터파크도 이번 예비인가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위메프도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업계에선 해외 유통∙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모델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현실성이 부족하다 보고 있다.

이들 은행은 각각 편의점, 쇼핑몰에 비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대여를 통해 제휴 금융기관으로부터 이용 수수료를 받는 비이자수익 구조다. 지난 2017년 한국은행의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으로,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에 이 같은 사업 구조는 다소 무리가 있다.

상반기 예비인가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신 키움증권과 토스의 재도전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토스는 상반기 예비인가 심사에서 자본력 미흡을 지적받았다. 재도전을 위해선 재무적투자자(SI)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안정성을 제고할만한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지난 18일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에 대해 "결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고 승리하는 옵션이 나오지 않으면 아마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토스보다 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 인터넷은행이 갖춰야 할 ‘혁신성’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서다. 키움뱅크는 상반기 예비인가 불허 당시 사업계획이 구체성이나 혁신성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주주적격성 심사 관련 규제로 정상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케이뱅크의 사례도 예비인가 도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현재로선 누가 인가전에 뛰어들지 매우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10∼15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신청일로부터 60일 안에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본인가 신청 후 1개월 안에는 최종 심사 결과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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