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둔화 흐름, 인터넷은행 성장세 부담
하반기 경영전략 포문…대도약 전심전력 다짐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뒷걸음질 치기 시작한 순익, 인터넷전문은행의 무서운 상승세 등에 위기를 느낀 시중은행들이 성장궤도 재진입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근 몇 년 성장세를 지속했던 시중은행의 이익이 올해 들어 정체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수익 둔화 흐름이 지속되며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1조3533억원) 대비 3.6% 감소한 1조3051억원을, 우리은행은 전년동기(1조2371억원) 보다 6.8% 하락한 1조152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당기 순이익으로 1조2818억원을 시현, 전년동기 대비 0.8% 소폭 증가에 그쳤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분기 중 발생한 1260억원 규모의 임금피크 특별퇴직비용 일회성 비용까지 발생하며 전년동기 보다 13.3% 감소한 1조338억원을 시현했다.

인터넷은행의 성장 기세도 부담이다.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자본확충의 걸림돌이 됐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리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며 서비스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 정책도 인터넷은행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변화하며 사업 영역 확장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시중은행들의 새로운 수익 활로 모색 움직임은 여느 때보다 분주한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9일 진옥동 은행장을 비롯한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진 행장은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중심’를 강조했다.

진 행장은 “현장의 영업방향을 정하는 키(Key)는 고객이 돼야 한다. 앞으로 고객 중심 평가 체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제들을 추진하는 동시에 영업 현장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김포 한강신도시에 새롭게 구축한 ‘통합IT센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통합IT센터는 KB금융그룹 전 계열사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집중화·표준화하고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국민은행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개발환경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더 케이(The K)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한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19일 통합IT센터 준공식에서 “인공지능과 5G로 대표되는 초연결 시대에 ‘변화와 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통합IT센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트렌드 리더(Reader)’가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성공적으로 출범한 그룹체제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하반기를 ‘대도약기’로 선포하고 ▲안정적 그룹체제 구축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4대(자산관리, 해외, 기업투자, 디지털) 성장동력 강화 ▲리스크관리 고도화 및 내부통제 강화 ▲그룹 경영시너지 창출 등 5대 경영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시장에서 우리의 존재감이 매우 커졌다. 그룹 체제에서는 각 계열사의 자체 경쟁력과 협업 시너지가 모두 중요하다”며 “전임직원이 결속하고 화합해 전 그룹사 모두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부문 수익 향상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 40% 수준으로 증대’라는 하나금융그룹 비전에 맞춰 글로벌 영업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해외 이익은 15% 내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 은행장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곳은 신남방 대표 국가인 베트남이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공략 가속화를 위해 뉴욕과 홍콩, 런던, 싱가폴, 시드니에 이어 베트남에 투자은행(IB) 데스크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에는 베트남 자산규모 기준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상업은행의 하나인 ‘BIDV’의 지분 15%를 1조24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기업금융에 편중된 BIDV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리테일 중심으로 개선해 수수료수익 증대 등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한편 KEB하나은행의 선진 리스크관리 기법을 전수함으로써 투자이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의 베트남 내 금융비즈니스 기반 확대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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