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주점이 없던 시절, 전국의 400여개 양조장을 직접 답사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문을 연 ‘백곰막걸리’. 현재 250여종의 전통주를 취급하고 있고, 앞으로 3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사진은 ‘백곰막걸리’의 압구정점 모습 (제공 : 백곰막걸리)
스파클링 막걸리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남다른 듯 싶다. 사진은 전통주 전문 주점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들. 왼쪽이 백곰막걸리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이화백주’, 가운데는 오미자를 넣어 과실주 풍미까지 더한 문경주조의 ‘오희’, 오른쪽은 국내 최초의 스파클링막걸리인 복순도가의 손막걸리  (제공 : 백곰막걸리)
전통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주점이 없던 시절, 전국의 400여개 양조장을 직접 답사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문을 연 ‘백곰막걸리’. 현재 250여종의 전통주를 취급하고 있고, 앞으로 300개까지 늘릴 예정이란다. 사진은 ‘백곰막걸리’의 압구정점 모습 (제공 : 백곰막걸리)
전통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주점이 없던 시절, 전국의 400여개 양조장을 직접 답사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문을 연 ‘백곰막걸리’. 현재 250여종의 전통주를 취급하고 있고, 앞으로 3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사진은 ‘백곰막걸리’의 압구정점 모습 (제공 : 백곰막걸리)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세계 와인 시장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와인이 있다. 병을 개봉하면 병 안에 들어 있는 탄산이 빠져나오면서 ‘펑’ 소리를 내는 동시에 가득 머금고 있는 기포를 한껏 춤을 추듯 발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고가의 프랑스 ‘샴페인’은 물론 스페인의 ‘카바’로 대표되는 이 와인은, 탄산이 내보이는 특별한 볼거리와 상쾌한 음용감 등으로 꾸준히 소비가 늘고 있는 와인업계의 블루오션이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와인은 이탈리아의 대중적인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 와인의 주요 소비국 중 한 곳인 영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과실향이 풍부한 프로세코 와인 소비가 급증, 사실상 스파클링 와인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와인에서만 스파클링이 강세를 띄는 것은 아니다. 우리 전통주 시장에서도 스파클링 막걸리가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었을 정도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스파클링 막걸리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남다른 듯 싶다. 사진은 전통주 전문 주점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들. 왼쪽이 백곰막걸리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이화백주’, 가운데는 오미자를 넣어 과실주 풍미까지 더한 문경주조의 ‘오희’, 오른쪽은 국내 최초의 스파클링막걸리인 복순도가의 손막걸리  (제공 : 백곰막걸리)
스파클링 막걸리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남다른 듯 싶다. 사진은 전통주 전문 주점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들. 왼쪽이 백곰막걸리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이화백주’, 가운데는 오미자를 넣어 과실주 풍미까지 더한 문경주조의 ‘오희’, 오른쪽은 국내 최초의 스파클링막걸리인 복순도가의 손막걸리 (제공 : 백곰막걸리)

처음 스파클링 막걸리를 생산한 곳은 울산의 복순도가. 2010년 술도가를 내고 탄산감 가득 담긴 막걸리를 생산했으니, 이 막걸리가 등장한 것도 햇수로 10년이 되어가는 셈이다. 게다가 그 무렵부터 전 세계적으로 스파클링 와인 붐이 불었다는 점에서 복순도가의 선견지명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피자 도우처럼 둥글면서 납작한 형태의 누룩을 직접 띄어 술을 빚는 이곳의 술맛은 예전 농주에 탄산감을 더욱 강화시킨 정도다. 완전 발효 직전, 병에 넣어 용기 안에서 2차 발효를 시켜 자연탄산이 모아지도록 만든 술이다. 이 술은 출시 이후 젊은 여성 고객층과 와인을 즐기는 애주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실상 스파클링 막걸리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특히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 건배주 및 2013년 대통령 재외공관장 회의 만찬주,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건배주 등으로 선정되면서 일반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어 스파클링에 도전한 술도가는 이웃 동네인 양산에서 술을 빚고 있는 이화백주. 이 술도 지난 2017년 청와대 공식 대사관 만찬 건배주로 뽑히면서 일반의 관심이 부쩍 늘어난 스파클링 막걸리다. 알코올 도수 8도 정도로 입안에서의 질감은 부드러우면서도 적절하게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지는 술로 복순도가와 함께 스파클링 막걸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미자를 부재료로 사용한 문경주조의 ‘오희’는 로제 스파클링 타입으로 막걸리의 특징은 물론 청·약주와 과실주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어, 앞서 말한 복순도가와 이화백주와는 질감 측면에서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 술 또한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 만찬주로 이용되면서 꾸준히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관련 시장이 확장되면서 여타 술도가에서 유사한 술 개발에 나서게 된다. 부산시에서도 지역 쌀을 이용해 ‘설하담’이라는 이름의 스파클링 막걸리를 만들어 시장에 첫선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전남 장성의 청산녹수에서 쌀과 누룩으로만 빚은 일반형과 딸기를 부재료로 넣은 스파클링 등 2종의 막걸리를 출시해 본격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경남 함양에서 하우스막걸리 양조 면허를 내고 술을 생산하는 ‘둘레길하우스막걸리’에서도 ‘꽃잠’이라는 이름의 탄산감 강한 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전통주 주점에서 알음알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경향은 250여종의 전통주를 구비하고 전통주 전문주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백곰막걸리에서 매달 발표하는 판매 차트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올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발표된 차트에서 줄곧 1위를 기록한 막걸리는 이화백주였으며, 2위는 해남에 있는 해창막걸리, 그리고 3위는 울산의 복순도가가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지난 해 1년 동안 전통주전문점 30여곳에서 막걸리 판매 실적을 취합한 결과에서도 3위와 5위로 이화백주와 복순도가가 랭크돼 젊은 소비자의 입맛은 확실하게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백곰막걸리의 이승훈 대표는 “기존 막걸리처럼 텁텁하지 않으면서도, 탄산이 주는 청량감과 신선한 맛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스파클링 막걸리 수요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맛과 함께 퍼포먼스 측면에서 자칫 단점이 될 수 있었던 탄산으로 인한 불편한 병 개봉을 재미있는 볼거리로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술 트렌드를 살펴보면 대중적인 유행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즐기는 힙스터 문화가 스파클링 막걸리에도 확산되면서 젊은 층의 소비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똑같은 주물틀에서 붕어빵 찍어내듯 생산되는 대도시 막걸리와는 다른 섬세함과 다양성을 젊은 소비자들이 이들 막걸리에서 찾은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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