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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한국, 금융의 미래] (3) 직격탄 맞은 보험업…한숨 쉬는 예보
[늙어가는 한국, 금융의 미래] (3) 직격탄 맞은 보험업…한숨 쉬는 예보
  • 문혜정 기자
  • 승인 2019.08.0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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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구구조는 출산율과 사망률에 따라 변화하는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이다. 과거 20여년 동안 출산율이 대체출산율에 크게 못 미친 반면 의료 기술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예금보험공사의 ‘고령화가 금융기관의 경영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3회에 걸쳐 고령화가 은행, 보험, 금융투자업 등 국내 금융업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과 이들의 대응전략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인구의 고령화, 손해보험사에 가장 큰 ‘악영향’

고령화 등 국내 인구구조의 변화가 금융업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다른 업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보험업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증권사, 생명보험사의 경우는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부실위험이 낮아지며 전반적인 경영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부도위험이 제한적이지만 증가하고 ROA 변동성 또한 유의하게 증가하며 경영위험이 가중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저성장,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는 보험수요를 감소시킨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경우 이익변동성이 크고 이익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낮아 이에 대한 개별 금융회사의 준비뿐 아니라 예금보험공사를 포함한 금융감독기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고령화가 보험업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결과적으로 이를 관할하는 예금보험공사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의 부보예금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수입보험료는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크게 감소하고 있다. 보험업권의 수입보험료 감소는 예금보험기금 보험업 계정의 기금적립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예금보험공사는 “손해보험사의 수익성 하락과 경영위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예금보험기금의 손해보험 계정 기금적립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부실 발생에 대한 예보의 대응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2017년말 기준 예금보험기금의 계정별 기금적립율 현황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확인할 수 있다.

보험업 계정의 기금적립율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아직까지 목표기금 적립율의 하한을 초과하고 있어 보험료 감면이 적용되고 있으나, 손해보험사 계정은 목표기금 적립율의 하한을 밑돌고 있는 상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저하로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은행업의 예금이자율과 유사한 성격의 보험업권의 공시이율 하락으로 보험상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보험업권 계정의 기금적립율이 더욱 하락할 위험에 있다”며 “공사 입장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대응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저성장,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보험부채의 시가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또한 보험업권의 경영안정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소다. IFRS17 도입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익성 저하는 자본확충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는 보험회사의 경영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리스크 커진 예보 “거시적 차원 감시 기능 강화해야”

예금보험공사는 저출산, 인구 고령화 등의 구조적 문제가 가져올 수 있는 금융회사의 부실 및 금융시장 위기에 공사 자체적으로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예금보험기구는 예금대지급, 부실금융회사 정리 및 회수 등 부실 발생 이후의 사후적 기능에 치중돼 있지만, 평상시에는 위험최소화형 기구로서 사전적 리스크 감시 기능을 수행한다.

예금보험공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막기 위해 거시건전성 감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통합예금보호기구로서 거시건전성 차원의 상시감시 기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보는 “금융회사의 대형화, 겸업화로 개별 업권간 상호연계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보험회사 등 특정 업권에서 촉발된 부실이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부실의 조기 인식과 금융안전망 참여자와 긴밀한 협조체계 유지 등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또한 금융회사의 건전 경영 제고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차등보험료율제에 개별 업권의 특성과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특성 등이 반영되도록 개편해 개별 금융회사의 위험추구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험업 계정의 예보기금 적립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시스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재원조달체계를 재구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에서 별도의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 계정을 설치해 부실에 대응했던 경험에서 볼 수 있듯, 시스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예보기금의 목표적립율 조정, 기금확충, 재원조달 방안 등을 재조정해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예금자 등 금융소비자 보호 및 편익 제고를 위한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향후 고령층의 증가는 노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상품의 내용 및 예금보험제도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보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서 후순위채권자 사례와 같은 금융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상품에 대한 원금보장 여부 등 예금보호 제도 관련 설명 및 표시가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부실이 발생하면 신속한 보험금지급 등을 통해 금융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보험금의 지급기간 단축 및 금액 확대 등 금융소비자의 편익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화 시대 대비한 업권별 대응전략 요구돼

마지막으로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각 금융업권 마다 끼치는 영향력이 다른 만큼 업권별로 다양한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은행업의 경우 고객의 고령화로 단기예금 및 장기대출 비중이 증가하며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와 금리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해 대출자산의 유동화, 은행채 발행의 체계화 및 만기구조 다양화 등 은행의 자산과 부채의 갭을 줄이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령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보험업은 고도의 상품개발 능력과 기획력, 마케팅 및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강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보험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도입할 뿐 아니라 보험시장을 해외로 넓혀 국내 보험시장의 정체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국제화 전략이 요구된다.

증권회사의 경영 전략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금융투자시장은 직접투자와 관련된 중개시장보다 간접투자와 관계 있는 펀드판매시장 및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는 “금융투자회사들은 간접투자 수요 급증에 대비해 펀드 부문에서 높은 실적과 평판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고, 파생상품 부문의 역량 강화를 통해 자산 리스크의 효율적인 관리 및 고객 니즈에 맞는 펀드상품 개발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회사들은 고객들의 포트폴리오가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PB와 연계된 종합재산신탁상품의 활성화에 대비하고, 퇴직연금 및 주택연금시장의 선점과 확장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자의 대응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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