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화이트 리스트’에서 결국 배제
트럼프 “WTO 개도국에서 한국 제외해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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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미국과 일본의 경제 압박 등 쏟아지는 악재에 국내 증시가 내려앉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일 개장과 동시에 2000선이 붕괴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9% 내린 1995.31로 거래를 시작했다. 2000선이 무너진건 지난 1월 4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개장하자마자 급락하며 607.01포인트를 터치하는 등 신저점을 기록했다. 

일본의 경제 압박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1일 1차 수출 규제에 이은 2차 수출 규제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1일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의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직접 관련 업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등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번 2차 규제로 피해를 볼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에서 1200개 품목을 거론하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혜택 박탈을 시사한 것도 증시 낙폭을 키웠다. 실제 개도국 혜택 박탈에 대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의 한일 무역분쟁 중재 가능성이 낮아져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는 내용의 행정각서(메모랜덤)를 무역대표부(USTR)에 보냈다. 해당 행정각서에는 비교적 발전된 국가로 한국, 멕시코, 터키 등을 꼽았다. 이들은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나라다. 

이 조치 직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본과의 무역분쟁에서 미국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도 투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산 상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발언을 했다.

다음달 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의 추가관세가 부과된다. 

다만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낙폭이 큰데는 국내 요인의 영향이 컸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코스닥 핵심주인 바이오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심이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기업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버닝썬 사태로 엔터주 폭락, 인보사 사태로 인해 바이오주 폭락,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IT주의 폭락 등 악순환의 고리가 강하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무엇보다도 지난해의 네이처셀 사태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허가 취소, 한미약품 1조원대 기술 수출 해지, 에이치엘비 ‘리보세 라닙’ 임상 실패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코스닥의 중심축을 형성했던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는 완전히 냉각됐다”며 “더 큰 문제는 폭락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바이오주는 밸류에이션이나 실적을 논할 만한 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코스피 대형주와 같은 완충목이 없다는 코스닥의 한계점으로 인해 특정 섹터인 바이오주 급락이 전체 시장을 끌어 내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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