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향하던 ‘네이버·카카오·NHN’ 페이사업 가시밭길
경제보복 사태 장기화 조짐에 실적 상향 기대 ‘제로’

(사진=GettyImages)
(사진=GettyImages)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네이버(네이버페이), 카카오(카카오페이), NHN(페이코)이 준비해온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가 출발선에서부터 한일갈등 악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3사는 지난 5월 국내 간편결제 기업들이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외국환거래법이 개정된 이후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한 해외결제 서비스를 마련했다.

그러나 일본이 정치적 문제를 빌미로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며 이들 서비스도 차질을 빚게 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여행 의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제보복 이후 일본여행 의향자는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본여행에 대한 의향을 가졌던 국민 중 80.8%의 대다수가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의향을 철회한 것이다.

아울러 범국민·기업의 자발적인 일본 여행 보이콧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선 도쿄를 포함한 일본 전역을 여행금지 구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는 모두 일본을 해외 진출의 첫 무대로 삼고 해외여행을 하는 내국인 대상 서비스에 초점을 둬 시작했다. 일본은 한국인이 자주 찾는 여행지인 데다,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3사는 일본 결제시장 진출 준비단계부터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온 것과 다르게 현재는 출시를 미루거나 홍보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6월 라인페이와 연동으로 3사 중 가장 먼저 일본에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직후 현금 적립, 100% 캐시백 등 현금성 이벤트를 펼쳤지만, 현재는 잠잠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일본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터미널 전 매장에서 국제결제 시범운영을 시작했지만,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서만 출시를 알렸으며, 홍보성 이벤트도 없었다. 후쿠오카는 지난 2017년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찾았던 곳이다.

페이코는 당초 지난달이었던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본 출시일을 이달 중으로 미뤘다. 페이코는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한일 관계에 따른 업계 분위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시 이후에도 마케팅보다는 서비스 안정화에 초점을 둔다는 게 페이코 측 설명이다.

페이코 관계자는 "이르면 7월 말 정도로 출시를 예상했으나 가맹점 연동 작업 등에 안정화 추이를 지켜보고 있어 8월 중으로 개시할 예정"이라며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분위기가 좋진 않지만, 일정대로 출시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한일관계 악화가 이들 업체의 3분기 실적에 그대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여행에 대한 보이콧 현상이 심화되고 기업들도 애국 마케팅을 확산하고 있어 대대적인 마케팅, 홍보는 거의 불가능하다”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도 보여 해외진출을 통한 하반기 실적 상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