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이 모든 고객에게 같은 혜택 제공
주거래고객 확보보다 접근성 증대 '집중'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 개설 진행 화면.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 개설 진행 화면.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치열한 은행업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된 영업 전략으로 ‘고객 구분 없는 금리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를 위해 급여통장 등 주거래고객을 우대하는 상품·서비스를 운영하는 일반은행과 달리 모든 고객에게 같은 혜택을 제공, 브랜드 접근성을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6일 금융업계 따르면 카뱅은 지난달 기준 계좌개설 고객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출범 2년 만에 ‘은행권 메기’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는 존재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카뱅은 인터넷은행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시장을 재해석하며 기존 은행들과는 다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은 자사를 꾸준히, 많이 이용하는 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는 ‘주거래고객 우대’ 제도를 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뱅을 제외한 일반은행들은 수신확대의 기본 주체로 볼 수 있는 주거래고객의 이탈을 막고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급여통장 등을 이용하는 고객을 우수고객으로 인정, 일부 상품에 대해 우대금리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선택 기준은 주거래고객에게 최적의 혜택을 제공하는 곳으로 쏠리기도 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거래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상품인 급여통장과 연계된 예·적금 패키지를 판매 중이며 우대 혜택에 대한 고객들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고객들의 주거래은행 선택 기준이 더욱 세밀해 지면서 대다수의 은행이 급여통장 등 주거래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뱅은 고객을 일반 등급과 주거래 등급으로 구분하지 않을뿐더러 별도의 급여통장 상품도 판매하고 있지 않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주거래고객’을 확보하는 것에 힘쓸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카뱅 관계자는 “카뱅에 가입하는 고객 대부분이 다른 은행 계좌를 가진 채 유입되다 보니 주거래고객의 기반인 급여가 들어오는 입출금통장보다 용돈, 적금, 마이너스통장 등을 만들어놓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거래고객을 확대하려는 게 기존 은행의 정책이라고 하면, 우리(카뱅)는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에 가입하던 조건을 채워야 하는 우대금리 없이 같은 금리를 가져갈 수 있는, 차별 없는 금리정책을 고수함으로써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주거래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지 않는 카뱅의 상품은 추후 다른 은행 상품과 경쟁력에서 그만큼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 혁명 시대를 맞아 일반은행들도 디지털 채널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비대면 서비스 편리성에 차이가 없어진다면, 결국 차별화될 수 있는 요인은 ‘금리’ 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카뱅이 현재 판매하는 입출금통장은 연 0.10%를 기본금리로 하는 상품 1개뿐이지만, 타 은행의 주거래우대(급여) 입출금통장의 경우 조건에 따라 최대 연 1.4%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뱅 관계자는 “주거래(급여)통장이라고 특별한 이득을 주는 것은 없지만 세이프박스 제도를 통해 ‘통장 안의 통장’ 개념으로 일정 금액을 묶어 놓으면 하루를 맡겨도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기능이 있다”며 “카뱅 세이프박스는 타 은행의 우대통장과 달리 모든 고객들이 조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 관계자는 “카뱅은 만들어질 때부터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데 조건을 바라지 않도록 방향을 정했다”며 “출범 2년이 넘으니 카뱅의 입출금통장도 활발히 활용하는 고객 비율이 늘고 있긴 하지만 주거래고객을 늘리기 위해 일부의 특별한 고객군을 만들고 배네핏을 주는 정책은 앞으로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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