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줄고 유인책 부족해…증가 추세 지속될 듯
“리텐션 마케팅에 총력, 결국 데이터 분석 싸움”

카드사별 휴면카드 수와 비중.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전업계 카드사들의 휴면카드 비중이 매년 감소하다 올해 들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황이 악화되면서 고객 혜택이 줄고 유인책을 찾기 어려워 당분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여신전문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올 상반기 기준 휴면카드 수는 총 731만5000매였으며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은 업계 평균 8.53%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휴면카드 비중은 롯데카드가 12.44%로 가장 높았다. 계속해서 △KB국민카드 9.29% △우리카드 8.81% △하나카드 8.6% △현대카드 7.35% △삼성카드 7.1% △신한카드 6.15% 순이었다.

전년 동기와 견줘서는 KB국민카드가 1.69%포인트(31만5000매) 늘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삼성카드1.4%포인트 △하나카드 1.28%포인트 △현대카드 1.09%포인트 △신한카드 0.69%포인트 △롯데카드 0.48%포인트가 각각 올랐다. 유일하게 우리카드만 휴면카드 총량은 유지하면서도 비중이 0.6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개년간 총 휴면카드 수는 △2016년 상반기 637만매 △2017년 상반기 624만4000매 △2018년 상반기 607만9000매로 매해 줄어들다 올해 731만5000매로 돌연 증가했다. 이 기간 평균 비중 또한 △9.06% △8.46% △7.67 △8.53%로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휴면카드는 매분기 말일을 기준으로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의미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휴면카드가 늘어나면 매몰비용이 커지는데다 탈회 회원이 늘어 고객 이탈에 대한 부담 때문에 리텐션 마케팅 등 휴면카드를 줄이고자 주력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옛날에는 원하는 혜택을 얻기 위해 여러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많았는데 지금은 카드사들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마케팅도 약해지고 혜택은 줄었으면서 허들이 높아져 탈회 회원이 더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때문에 휴면카드 총량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카드사들은 휴면 고객이 사라지는 것보다는 일부라도 노력해서 다시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신규 고객 모집보다 더 이득인 만큼 카드사별로 고객 유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3개년 동안 매해 휴면카드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는 우리카드는 올해 들어 조직개편을 통해 ‘리텐션 마케팅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카드 발급 후 6개월 이상 사용한 휴면카드 고객과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리텐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휴면카드 비중이 감소한 건 리텐션 마케팅 효과도 있지만, 최근 400만좌를 돌파한 카드의 정석 시리즈처럼 상품력이 우수한 영향이 크다”며 “상품 자체가 매력이 떨어진다면 고객 피드백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업 카드사 중 휴면카드 비중이 가장 높은 롯데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중심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 롯데카드 라이프를 통한 고객별 맞춤혜택 제공, 지속적인 무실적 회원 대상 이용 유도 프로모션을 통해 휴면카드를 줄이고자 힘쓰고 있다.

롯데카드 측은 “최근 지속적으로 휴면카드가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12월 휴면카드 자동탈회 유예기간이 3개월에서 9개월로 늘면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카드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을 다시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유인책을 쓸지는 결국 데이터 분석 싸움”이라며 “고객이 혹할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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