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급증’ 위험성 낮지만 고객 수요 줄 것
“6월 DSR 도입 후 신규 제한에 악재 더해졌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對(대)한국 수출규제 등으로 코스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반대매매가 늘면서 스톡론을 취급하고 있는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이 우려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등으로 코스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반대매매가 늘어 스톡론을 취급하고 있는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이 장기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주가 하락세가 연일 지속되면서 반대매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주식투자자금 담보대출인 ‘스톡론(Stock Loan)’을 취급하고 있는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이 위험성을 점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이 무너지면서 일평균 반대매매가 93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120억원을 넘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 신용융자를 통해 매입한 주식의 주가가 담보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채권자가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 신용융자는 30% 떨어질 시 자동으로 손절매 처리되며 캐피탈사 및 저축은행의 경우 20% 이상이면 반대매매를 할 수 있다.

금융사 측은 스톡론이 주식담보가치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져 연체율이 낮고 수익성이 높은 자산으로 꼽히는 만큼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냥 이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지난 6월 제2금융권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를 도입하면서 스톡론을 규제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스톡론 취급 규모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악재가 더해졌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다.

제2금융권 중 스톡론 취급 규모가 가장 큰 캐피탈사의 경우 평균 DSR 비율을 올해 1분기 말 105.7%에서 오는 2021년 말까지 90% 이내로 약 15%포인트를 낮추도록 할 계획이다.

업계는 제2금융권 스톡론 취급 규모를 캐피탈사 2조원, 저축은행 1조원, 보험사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캐피탈업계의 스톡론 취급 규모는 지난 1분기 기준 하나캐피탈이 31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IBK캐피탈(2241억원), 효성캐피탈(1720억원), DGB캐피탈(1604억원), 신한캐피탈(1312억원), 미래에셋캐피탈(1000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저축은행업계는 하나저축은행을 비롯해 KB저축은행, DB저축은행, 한화저축은행 등이 각각 1000억원에서 2000억원가량의 스톡론 대출 잔액을 보유 중이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스톡론 이용자들이 금융사가 임의로 매각하기에 앞서 처분하는 등 기본적으로 위험관리를 하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저점을 찍었던 10월에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DSR 도입으로 신규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늘면 고객도 다시 해당 상품을 취급하기 어려울 것이고, 결국 시장 축소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직접적인 사례는 집계할 수 없지만, 최근 신라젠 등 개별 종목에서 반대매매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반대매매를 익영업일에 실행하는 스톡론 상품의 경우 주가 폭락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보험사들은 고객의 개인정보인 증권 데이터를 직접 취급할 수 없어 이를 전문적으로 매니징해주는 업체들이 위험관리를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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