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자산운용, ‘애국주’ 담은 펀드 출시
IT 부품·소재 관련주 등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승코리아 펀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승코리아 펀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한일 무역갈등 심화로 국내 경제가 위협을 받자, 금융투자업계 판 ‘금 모으기 운동’이 열렸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국내 첨단 산업 소재·장비 국산화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애국 펀드를 출시한 것이다. 

12일 NH아문디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복절 바로 전날인 오는 14일 ‘NH-Amundi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한일 수출 갈등으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국내 부품·소재·장비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앞선 지난 2일 일본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 지난달 1일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의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직접 관련 업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등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위기 속 기회를 찾았다. 첨단 산업 소재와 장비 등을 생산하는 국내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냈다. 이른바 금융투자업계 판 ‘금 모으기 운동’인 셈이다. 다만 펀드 상품인 만큼 금 대신 투자자금을 모은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최근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국내외 첨단 산업부문의 산업 지형의 변화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수입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 필요성도 높아지며 국내 관련 기업들의 성장 기회가 발생했다”며 “수입 부품 등의 국산화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출시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펀드명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같은 부품·소재·장비 관련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필승코리아’ 라는 명칭을 붙였다. 

투자 대상기업은 내부 프로세스를 통해 선정한다. 정부 추진 6개 분야 100대 핵심 부품 관련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검토를 중점적으로 할 전망이다. 

많은 국민들의 투자 참여 유도를 위해 운용보수는 업계 최저수준인 0.5%로 낮췄다. 통상 운용보수가 평균 연 1% 안팎 수준인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0.5%포인트 정도 저렴하다. 공익적 역할과 고객 수익률 상향에 초점을 두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번 펀드를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운용보수 중 50%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할 예정이다. 기금 적립 후 실질 운용보수는 0.25%로 공모 주식형 중 최저보수 수준이다. 기금은 부품·소재·장비 관련 대학교와 연구소에 장학금 등으로 기부를 하거나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부품이나 소재 관련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구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일 필승코리아 펀드에 4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온다면 연간 1억원 정도를 장학으로 기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배 대표는 업계 5위 운용사로의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이를 위해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부분을 확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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