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1년만에 신규 유입 두배 성장
손보사들, 설계사이탈 늘며 대책마련 분주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전속설계사 도입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올해 메리츠화재가 매월 1000명 가까이 새로운 전속설계사를 유치하며 몸집을 불리자, 삼성화재도 신규 설계사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변경하며 대응에 나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화재는 매월 900명 이상의 전속설계사를 신규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1000명 가까이 전속설계사가 새로 몰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메리츠화재 전속채널의 신규 설계사는 월 평균 440명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신규 설계사 유입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덕분에 메리츠화재의 지난 4월 기준 전속설계사 숫자는 1만8076명으로 상위사인 DB손해보험(1만4149명), 현대해상(1만768명), KB손해보험(8140명) 등을 웃돌았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1만8636명)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내년에는 전속설계사 2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결은 3년 전 도입한 사업가형 본부장 제도다. 이 제도에서는 영업 관리자(본부장)가 신규 설계사를 많이 데려올수록 받을 수 있는 수당이 급격히 늘어난다. 보험 영업보다 사람 영업을 해야 돈을 더 번다는 의미다. 

방식은 이렇다. 메리츠화재는 본부장이 새로 데려온 설계사가 상품을 팔아 받는 수수료만큼을 본부장에게도 똑같이 준다. 만약 본부장이 새로 모집한 설계사가 10명이고, 이들이 평균 50만원의 보험을 팔았다면 본부장은 보험 영업을 하지 않고도 500만원의 실적을 낸 셈이 된다.

반대로 타 보험사들은 설계사 이탈에 전전긍긍이다. 전속설계사 숫자가 곧 보험영업실적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메리츠화재에 오히려 전속설계사를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화재는 다음달부터 신규 설계사 도입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하기로 했다. 소속설계사가 신규 설계사를 데려오면, 최대 16개월간의 신규 설계사 영업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인 타 보험사의 신규 설계사 도입 인센티브보다 2배 이상의 인센티브가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설계사 빼가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으로 보험업계는 바라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초 DB손해보험에 이어 삼성화재까지 수수료 개편에 나섰다. 전속설계사를 지키기 위한 수수료개편은 향후 손보사 전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DB손보는 지난 2월 설계사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보험영업으로 인한 판매수수료의 선 지급 비중을 높이고, 설계사의 영업 실적 별로 달랐던 수수료 지급률도 통일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