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원 정보분석부 이동렬 부장
신용정보원 정보분석부 이동렬 부장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지난 6월 금융당국은 '빅데이터 인프라 오픈 행사'를 열고 금융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인 크레디비(CreDB)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크레디비는 기업이나 기관이 비식별화된 금융 데이터를 무료로 분석해보고 결과를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데이터 실험실이다.

크레디비는 올해 정부의 빅데이터 정책 추진에 맞물려 갑자기 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2017년부터 2년간의 개발을 거쳐 등장한 한국신용정보원 주도 서비스다.

크레디비 개발을 총괄한 신용정보원 정보분석부 이동렬 부장<사진>은 카이스트 학사, 미시건대 공학박사를 거쳐 삼성SDS에서 정보기술연구원, IBM에서 빅데이터 분석 업무만 14년 도맡아 해온 데이터 전문가다. 20여년간 쌓아온 데이터 기술로 지난 2016년도 신용정보원 정보분석부에 합류했다.

이 부장은 지난 13일 대한금융신문과 만나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금융 데이터(Raw Data)를 직접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크레디비 서비스를 소개했다.

의료분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 등이 국민 의료정보를 수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으나, 금융권에선 신용정보원의 크레디비가 최초 제공 사례다. 현재 신용정보원은 여신 및 연체정보 중심의 개인신용정보 표본DB를 서비스 중이며 하반기 중 기업신용, 보험신용, 교육용DB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부장은 “현재 여신 및 연체정보 중심의 개인신용정보를 서비스 중인데, 신용평가모형 개발 목적에 한정돼있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라며 “하반기 중 다양한 DB를 공개할 예정인데, 보험이나 기업신용 정보는 금융사나 핀테크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의 대출, 연체 정보 등만 공개했음에도 크레디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최근 1차 신청을 통해 27개의 기업 및 기관을 선정하는 데 104개의 기업이 몰렸다. 이는 데이터 활용에 목마른 금융권의 현실을 대변한다.

현재 신용정보원은 신청 기업들에 크레디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 단계라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다. 다만 신용정보원도 금융사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현재 예산으로는 다양한 DB개발, 서비스 운영 등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에서 운영하는 의료분야 빅데이터 시스템의 경우 이용자에게 일일 5만원 수준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이 부장은 “일정 기간 무상 서비스를 통해 어느 정도 서비스가 활성화된 이후 실비 부담, 수혜자 부담 원칙 등에 따라 요금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 과정에서 핀테크, 스타트업 등의 재정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데이터 3법(신용정보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이 국회 문턱을 넘게 된다면, 크레디비 활용 방안과 신용정보원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생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은 “데이터 3법이 통과만 된다면 금융사가 가지고 있는 자체 정보나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통신정보 등을 크레디비에 각 종 DB와 결합해 활용할 수 있다”라며 “예를 들어 특정 집단이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맞춤 상품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정보원은 이러한 기업들의 주춧돌 역할을 맡게 된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한 이종 산업 간 데이터 결합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데이터 전문기관은 신용정보원이다. 정보분석부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있어 다방면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 부장은 “통신과 금융 정보를 결합하고자 할 때 가명정보 결합을 어려워하는 기업들을 도와주고, 익명조치가 제대로 됐는지 평가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라며 “또 상시평가제를 통해 금융회사가 정보를 제대로 활용 및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장은 데이터 3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로 금융권 빅데이터 활용을 유도하는 동시에 데이터 환경 변화에 따른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이 부장은 “향후 크레디비를 통해 수요자 맞춤형DB를 제공하고 기술, 법률 분야 등을 망라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금융 분야 데이터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이 밖에도 금융사 요청에 따라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 분석을 대행하는 맞춤형 분석과 금융시장 현황 파악과 예측에 활용할 지표를 제공하는 금융권 대시보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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