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지난해 3분기부터 하락 추세 “내실 경영”
롯데카드 “가치 높이기 아냐…수익성 악화에 대처”

구매전용카드 실적 추이.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레버리지 배율 제약 등 수익성이 악화하자 그간 외형 성장을 위해 택했던 무수익 상품인 구매전용카드(기업구매카드)를 줄이고 있다. 실속 없는 구매카드 자산을 축소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구매카드는 기업 간 거래 시 어음이나 외상 거래로 대금을 치렀던 것에서 벗어나 카드로 결제하는 거래 체계다. 특히 기업계 그룹사들이 계열사 카드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이 경우 거래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측면이 커 사실상 남는 수수료가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카드 계약마다 다르겠지만, 수익성이 낮거나 오히려 적자가 날 수 있는 자산들이 있다”며 “일부 카드사들은 구매카드 취급액 금액이 크다 보니 점유율을 위해 열심히 마케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곳은 구매카드 실적 기준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다.

삼성카드의 구매카드 실적은 2015년 15조380억원, 2016년 14조7870억원, 2017년 14조1634억원에서 지난해 12조5518억원으로 하락했다. 분기별로는 작년 3분기부터 감소하는 추세로, 올해 1분기에는 1조6479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간(3조7323억원)과 견줘 2배가량 줄어든 수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업계가 어렵다 보니 내실 경영을 기조로 삼고 무수익자산을 줄여가는 과정”이라며 “수익성 없는 구매카드 비중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2015년 11조3386억원, 2016년 11조5851억원, 2017년 13조6290억원, 지난해 15조40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롯데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실제 △2018년 3분기 3조9543억원 △2018년 4분기 3조5009억원 △2019년 1분기 2조6127억원 △2019년 2분기(잠정치) 2조5530억원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매각을 앞두고 외형 불리기에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5월 롯데지주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810억원에 팔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관계자는 “과거 구매카드 실적이 증가했던 것은 그룹 자체가 성장하다 보니 최소한의 결제성 구매카드들이 늘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이제는 임의로 줄이는 단계로 수익성 하락에 대처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레버리지 배율에 육박하면서 한정된 자산 안에서 수익성 높은 자산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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