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서 발 넓히는 AI면접관…PC‧웹캠 활용
AI가 면접·서류심사해 공정성 및 효율성 제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은행권을 시작으로 금융업계 전반에 인공지능(AI) 채용 면접 바람이 거세다. 그간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채용비리 논란을 줄이고 면접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기업들은 AI면접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인적성 검사를 대체하거나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AI 면접은 기존 대면 면접과 달리 면접관이 면접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PC를 이용해서 면접을 치르는 것을 말한다. AI면접 프로그램에 학습된 데이터에 따라 지원자의 표정, 어휘 등을 바탕으로 직무 능력, 진실성, 인성 등을 평가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기업들의 채용 트렌드까지 AI로 물들고 있다.

상상인그룹은 상상인증권,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하반기 채용에서 공정성 확대를 위해 AI면접을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상상인그룹은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금융 부문 3사에서 신입 및 경력직을 모집했으며 1차 서류 합격자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AI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상상인그룹의 AI면접은 모바일 진행은 불가능하고 웹캠으로 화상채팅 형식의 면접만 가능하다. 지원자는 1시간가량 질문에 답하고 파일로 저장해 마이다스아이티의 AI면접 솔루션 분석을 거쳐 인사 담당자가 참고용으로 활용하게 된다. 도입 초기인 만큼 AI분석은 채용 결과를 가름 짓는 역할이 아닌 인사담당자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에서 AI면접은 은행권에 가장 먼저 도입됐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은 PC와 지원자가 1:1로 치르는 AI면접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상상인그룹의 AI면접 도입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최초 사례며 금융투자업계에선 키움증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밖에 KB증권에선 지난해부터 도입한 블라인드 평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AI를 이용한 면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이 면접에 AI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객관성 제고 때문이다. 사람이 면접을 보게 되면 선입견이나 감정이 개입되게 마련인데 AI는 개인의 취향이나 감정을 배제하고 지원자들을 대할 수 있어서다.

또 AI가 채용을 담당하면 서류심사나 면접 심사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AI면접 솔루션에 이목이 쏠린다.

해외에선 이미 AI면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골드만 삭스, 유니레버 등 상당수 기업이 AI 면접을 도입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미국 IBM AI 왓슨으로 서류 전형을 치렀다. IBM은 AI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만 인사 담당자가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아마존은 AI를 통해 직원 해고를 결정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진행하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보완하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권에서 속속 AI면접을 도입하고 있다”라며 “다만 반대로 편향성 등 AI가 진행하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아직은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머지않아 AI 면접이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AI면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