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창출 근원 되는 대출 자산 ‘20조’ 헐값에 양도
금융위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 감면 혜택 줄 것”

안심전환대출이 처음 출시 된 2015년 3월, KB국민은행에서 운영한 안심전환대출 전용 창구 현장 모습.(사진=KB국민은행)
안심전환대출이 처음 출시 된 2015년 3월, KB국민은행에서 운영한 안심전환대출 전용 창구 현장 모습.(사진=KB국민은행)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정부가 5년 만에 저리의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인다. 오는 9월 16일부터 20조원 규모로 공급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의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이번 상품 출시는 기존 3%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부담하던 대출자들에게 희소식이지만, 은행에는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고 있던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적은 판매수수료만 받고 넘겨야 하다 보니 그다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은행의 대출부문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들을 달래줄 금융당국의 당근책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은행 창구 및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약 20조원 내외 규모로 신규공급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는다.

지난 2015년 정책모기지로 첫선을 보인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나 준고정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주택실수요자에 대한 일종의 특판 상품이다.

이번에 다시 출시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지난달 23일 이전에 취급된 변동금리 혹은 준고정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한다.

부부합산 소득이 8500만원 이하면서 1주택자여야 하고 주택 시가 9억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신혼부부의 경우 2자녀 이상 가구일 시에는 합산소득 1억원까지 인정된다.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연 1.2∼2.2%의 장기·고정금리로 대환이 가능하다.

한도는 기존 대출잔액 내에서 최대 5억원이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함께 고려해 가장 낮은 금액이 대출액으로 결정된다.

대환 방식은 대출자가 은행에서 빌린 돈을 주택금융공사가 먼저 갚아주고, 더 싼 이자로 다시 대출을 해주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대출도 자산인 은행들 처지에서는 자산이 감소하고, 대출이자 수익도 줄어들게 돼 달갑지 않은 정책이다.

상품 출시 직후 쏟아지는 고객 수요도 판매처인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안심전환대출 첫선 당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았는데, 첫날부터 창구에 신청자들이 몰려들어 업무가 마비되는 지점이 속출했다.

또 주택담보대출채권을 조기(2~4개월 이내)에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할 시 주어지는 판매 수수료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대다수 은행에선 본점 직원까지 총동원해 밤새워 서류를 검토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번 안심전환대출 관련 업무 과잉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선착순, 비대면신청 채널 등의 방안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있을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금융 상품은 요건과 대출한도 등에 대해 은행원과 직접 상담한 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영업점 수요 급증이 불가피한데 신청 기간이 통상 업무 부담이 느는 추석 연휴 직후와 겹치기 까지 해 단축된 근로시간을 지키며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에게 지급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판매수수료로 주택금융공사가 운용하는 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 판매수수료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장에 알려진 보금자리론 판매수수료는 1% 미만 수준으로, 1% 중후반대인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이전 안심전환대출과 비교해선 상황이 나아졌다.

지난 2015년 취급한 안심전환대출은 0.5%를 기본 수수료하면서 조기에 양도해야 0.2~0.4%의 추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또 은행들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안정적인 대출채권을 넘기고 주택저당증권(MBS)을 떠안아야 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율 감면 등의 혜택으로 상쇄시킨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은 고정금리 대출 취급 실적에 따라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료율이 결정된다. 안심전환대출로 MBS를 사게 되면 그만큼 고정금리 대출을 취급했다고 보고 출연료율을 깎아주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 취급으로 수입에 있어 최대한 차이가 없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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