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피해 규모 4440억, 전 연령층이 ‘범죄 표적’
경각심 고취 캠페인 한계…선제 대응 서비스 구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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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권이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교묘하게 발전한 범죄 수법에 날이 갈수록 피해가 커지자 원천적으로 소탕할 수 있는 방지 시스템 개발하고 상용화해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2006년 5월 국세청 직원을 사칭한 전화 금융 사기를 첫 사례로 퍼진 보이스피싱은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의 예방 캠페인 진행, 관련 법률 지정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스마트폰 활성화와 맞물려 범행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최근 5년간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2018년 상반기까지 9만8391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했며 이로 인한 피해금액은 9661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저리의 대환대출’이라며 사람들을 유혹하는 대출빙자형 수법이 확산되면서 연령층을 가리지 않는 피해가 급속도로 불어났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전년(2431억원) 대비 무려 82.7% 증가한 4440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20대의 피해액은 전체의 6.1%를 나타내는 등 중장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졌던 보이스피싱은 젊은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들은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을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앱(App) ‘IBK피싱스톱’을 지난달 정식 론칭했다.

IBK피싱스톱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기능이 켜지게끔 동의하면 주소록에 저장돼있지 않은 번호로 온 전화의 통화내용이 자동으로 녹음되며 기업은행에 전달돼 실시간 분석이 이뤄진다. 분석 결과 보이스피싱 사기 확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을 경우 경고 음성 또는 진동으로 안내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27일부터 스마트뱅킹 앱에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솔루션을 적용해 보이스피싱을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뱅킹 실행시 악성앱으로 접수된 앱 및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을 자동으로 탐지해 스마트뱅킹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을 선제적으로 예방한다.

보이스피싱 악성앱 탐지 서비스는 우리은행이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 중이며 위비뱅크에 우선 적용 후 우리은행 전체 스마트뱅킹에 탑재 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중인 KB국민은행은 스미싱(Smishing·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금융사기) 탐지하는 ‘리브똑똑 안티스미싱’ 구축에 한창이다.

리브똑똑 안티스미싱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이 받은 문자메시지의 스미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현재 시범운영 중에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원천봉쇄를 위해 은행들이 대동단결했다”며 “은행 개개별 대고객 서비스 제공 차원보단 공익을 위해 힘을 합친데 있어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이스피싱이 수법이 일정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지능화하면서 경각심을 고취하는 예방캠페인만으론 피해를 막기 힘들어지면서 은행들은 고객이 속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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