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리브라 출시 발표로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 ‘들썩’
각국 중앙은행 디지털통화 발행도 본격적인 검토 시작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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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융의 포문을 열었던 모바일플랫폼 전환이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 빅테크기업과 대형 금융회사들이 자체 플랫폼 내에서 거래될 디지털머니와 전자지갑을 들고 금융결제 생태계를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블록체인 플랫폼(클레이튼)에서 발행된 디지털머니(클레이)를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싱가포르·인도네시아에 상장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유통에 나섰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도 이달 초 전자지갑(링크미)과 자체코인(링크) 출시를 위해 일본 금융청에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등록 허가를 받은 상태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디지털머니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말 디지털머니(하나머니)를 통해 해외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앞두고 있으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전자지갑과 디지털머니를 개발 중이다.

디지털금융의 제 2막, 그동안 뜬 구름 잡는 얘기라 치부했던 블록체인이 페이스북,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과 시중은행의 디지털머니 사업의 핵심시스템으로 사용된다.

이에 대한금융신문은 9월 24일(화) ‘[핀테크2019] 2020년 금융 빅블러 시대가 열린다’를 포럼을 통해 ▲블록체인이 실질적인 금융거래에 사용되기 시작하며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전망하고 ▲스테이블코인(디지털머니)이 오고 가는 금융시스템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본다.

◆ 페이스북 목표는 가상화폐가 오고 가는 ‘금융플랫폼’

페이스북은 지난 6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머니 ‘리브라’를 송금, 결제 등 금융거래 전반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세계 24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의 리브라 출시 계획 은 전세계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사업의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장정모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목표는 단순 결제시스템을 넘어 다수의 사용자들이 기존 가상화폐의 장점을 쉽게 누릴 수 있는 금융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대형은행이나 다른 플랫폼기업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장기적인 비전으로 리브라 프로젝트 발표로 가상화폐의 실용화에 새로운 청사진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리브라의 성패를 쉽게 예상할 수는 없지만, 리브라를 통해 규제 당국과 일반 소비자의 가상통화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기존 비트코인 블록체인과 달리 리브라 협회의 멤버들에게만 권한이 주어지는 폐쇄형 방식이며, 가격이 고정돼 있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발행된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은행들은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현실화된 대 부분의 가상화폐가 리브라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JP모건의 경우 자체 블록체인 쿼럼(Quorum)을 기반으로 JPM코인을 발행할 계획이다. 법인고객이 대상인 JPM코인은 미 달러와 일대일로 연동되며 기업 간 해외송금 및 채권 거래 시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일본은 현금결제 비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대형은행들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장려하고 있다. 미쓰비시 MUFG는 예금과 코인을 일대일로 교환할 수 있는 MUFG코인을 발행해 개인간 송금 및 가맹점 결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미즈호 은행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QR코드를 활용한 J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다.

장 연구원은 “전세계 리테일 결제시스템에 대한 가상화폐 도입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리브라 도입은 시장 선도자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결정”이라며 “가격변동성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언제든 실물통화와 교환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시장의 믿음이 중요하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100% 지급 준비를 채택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초기 유통단계에서 화폐가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이 기존 핀테크기업 및 글로벌 대형은행의 가상화폐 사업과 다른 점은 전세계 실사용자 수가 24억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비트코인 관련 뉴스 외에 가상화폐를 접할 길이 없었던 일반소비자들이 리브라를 통해 그 개념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장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도입은 가상화폐 전반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은행이나 대형IT기업들이 전세계적으로 자체 가상화폐를 도입하는 데 보다 전향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현금없는 사회가 눈 앞에 다가오며 중앙은행의 디지털통화 발행도 현실화되어 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각국 중앙은행은 현금 사용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해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하는 방안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왔다”며 “하지만 대부분 통화정책에 대한 효과를 고려하는 선에 그쳤으며 민간기업의 가상통화 도입을 전제로 한 연구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볼 때 리브라를 기점으로 CBDC에 대한 도입 논의 또한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디지털금융의 제2막을 열 디지털머니와 블록체인, 2020년 한국 디지털금융시장의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대한금융신문 핀테크럼 홈페이지(koreafintechtimes.com)에서 사전등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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