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기 상품, 원금 100%→60% 손실로 다소 회복
“최근 금리 반등은 일시적, 추가 상승 가능성 낮아”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 및 불완전 판매 논란이 불거진 파생결합펀드(DLF)와 연계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해당 상품 투자자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독일 DLF의 기초자산이 되는 10년물 국채(2029년 2월분) 금리는 전날 –0.551%로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분쟁이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고 ECB(유럽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과 독일 정부의 재정확대 계획으로 약간 반등했으나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만기가 도래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 상품의 원금손실율을 60.01%로 최종 확정했다. 이 상품은 약관상 만기 사흘 전에 마감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최종 수익률이 정해지는데, 지난 16일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511%를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3일 기록했던 역사상 최저치이자 원금 손실 100% 구간인 –0.72%에선 벗어났으나 원금손실률 60% 역시 투자자들이 감내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중 지난 19일 첫 만기를 맞은 1차 상품 규모는 134억원으로 손실액은 80억4000만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이번 DLF를 총 1266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1차분을 포함해 이달까지 360억원 규모의 상품이 만기되며 오는 10월 303억원, 11월 559억원 규모의 상품 만기가 예정돼있다.

이번 DLF의 투자 원금 회복을 위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 마지노선이 –0.25% 수준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행과 투자자들은 독일 채권금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DLF를 판매한 은행으로선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에 대한 엄중한 원인 규명을 지시한 데다 고객에 대한 신뢰성 회복 문제가 걸려있고, 투자자들은 11월 만기까지 2달여의 시간을 앞두고 손실폭이 다소 줄어든 현 상황에서 해당 상품을 환매해야 할지, 만기까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지난 8월 중순 –0.70%대까지 떨어졌던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ECB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한 달 새 소폭 복구, 현재 -0.45~-0.50% 구간을 맴돌고 있다.

ECB는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지난 201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예치금리를 현행 –0.4%에서 –0.5%로 인하했으며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 완화를 위한 차등금리제(Tiering system) 도입했. 또 오는 11월 1일부터는 월간 200억유로의 자산매입을 재개할 계획이다.

원금 100% 손실의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손실 회복을 염원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독일 국채금리 오름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지난주 금리 상승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소매판매 지표 호조 등을 겹쳤기 때문”이라며 “하방 위험을 제거했기 때문에 촉발된 것도 아니기에 결국 글로벌 금리의 추세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져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며 “다만 독일 국채 금리는 손실 구간인 -0.7%까지 다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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