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펀드 잔액 5년새 5배 급성장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해외부동산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 되면서 리스크관리에 열중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해외부동산펀드 잔액(순자산 기준)은 50조4796억원이다. 지난해 말(39조6293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늘었고, 지난 2015년 말(11조7825억원)과 비교하면 5년새 5배나 급성장했다.

해외부동산 시장이 커지며 관련 리스크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는 최소 투자 규모 자체가 큰 데다, 국내 대비 시장 예측 가능성도 낮다.

해외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손실이 연이어 발생하며, 리스크관리 중요성은 더 커지게 됐다. 실제 최근 펀드 및 파생결합상품(DLS)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KB증권이 판매하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3200억원 규모의 ‘JB 호주NDIS 펀드’는 현지사업자의 계약 위반 사태에 휘말리며 1000억원대의 손실이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 등이 판매한 4600억원 규모의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개발 사모 파생결합증권(DLS)’도 손실 위험이 있다. 현지 정부의 인허가를 받지 못해 원금 상환이 연기된 상황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이중 리스크관리 절차를 통해 부동산 투자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IB영업부 자체 리스크 검증 절차를 거치고, 리스크관리본부 차원에서의 전체 검증 절차 등 이중 관리를 한다. 

NH투자증권은 딜을 소싱(발굴)해 오는 영업(프론트)부서에서부터 리스크관리 절차를 거친다. 영업부서에서 물건을 가져올 때 안전성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이는 증권사 가운데 가장 엄격한 리스크 통제 절차다. 통상 증권사는 영업부서가 물건을 확보한 이후부터 리스크 검증 절차를 밟는다.

NH투자증권 IB2사업부 최승호 대표(전무)는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및 국내부동산 딜을 발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보다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익만 쫓아 안전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해외부동산 투자 증가에 발맞춰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IB영업부가 부동산 딜을 가져오면, 딜의 투자검토 단계부터 진행단계 전반에 걸쳐 리스크관리부서 내 전문가들과 협업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통합 리스크관리시스템’ 운영을 통해 리스크의 선제적 예방에 힘쓰고 있다. 

이 시스템에는 △리스크 한도관리 모니터링 △시나리오 테스트 프로그램 등을 탑재해 정확한 리스크 평가가 가능하다. 또 해외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리스크 발생에 대비해 상시 모니터링도 강화한 상태다. 

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도 최근 리스크관리체계를 확대·재정립했다. 투자심사위원회를 △사전심의 △펀드투자 △설정보고 △엑시트(Exit) 전략 △펀드청산(운용변경) 등 총 6단계로 세분화했다.

펀드 설정 전 사전심의회를 진행해 발생 가능성이 있는 리스크를 검토·예방한다. 펀드 청산 시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한 ‘엑시트(청산)’전략 회의를 열고 개별 펀드의 청산심의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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