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본 RBC비율 22.4%P·83.2%P 하락
증자·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확충 나서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퇴직연금 사업에 주력하던 보험사들의 건전성 비율이 급락했다.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영향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보험사의 보험금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282.4%로 전분기 대비 8.5%포인트 상승했다.

RBC비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수치로 요구자본(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한 최대손실예상액)에 대한 가용자본(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자본) 비율을 나타낸다.

금감원에서는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으며, 100% 이하일 경우 적기시정조치에 들어간다.

보험사의 RBC비율은 늘었지만 퇴직연금 사업에 주력하는 보험사의 RBC비율은 하락했다.

금감원이 올해 상반기부터 요구자본에 퇴직연금계정의 신용 및 시장위험액 반영 비율을 35%에서 70%로 올린 영향이다. 그 결과, 전체 보험사의 요구자본이 1조5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보험사 가운데 롯데손해보험과 푸본현대생명은 전체 자산에서 퇴직연금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롯데손보의 경우 총 자산 14조7169억원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5.1%(6조7784억원)이다. 특히 퇴직연금에서 원리금보장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99.8%로 절대적이다.

덕분에 롯데손보의 올해 상반기 기준 RBC비율은 140.8%로 지난 3월 말(163.2%) 대비 22.4%포인트 악화됐다.

퇴직연금 사업에 주력하는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221.0%로 전분기 대비 83.2%포인트 떨어지며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푸본현대생명은 대만 푸본계열 생보사로 바뀐 뒤 기존 퇴직연금 사업을 더욱 강화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푸본현대생명 총자산은 14조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만 45.9%(6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보험사는 RBC비율이 떨어지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서는 모습이다. RBC비율은 기업이 퇴직연금 사업자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먼저 JKL파트너스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끝나는 즉시 롯데손보에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RBC비율은 약 19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푸본현대생명은 내년 1분기까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10년물 후순위채 1000억원을 발행을 예고했다. 공모희망금리밴드는 3.90~4.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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