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도래 직후 투자자 줄소송…분쟁조정 신청 건수도 폭주
당국 “사태 중요성 충분히 인지, 강도 높은 조치 마련할 것”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P2P금융 제정'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은 금융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DLF사태와 관련된 질의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P2P금융 제정'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은 금융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DLF사태와 관련된 질의에 "규제할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사진=금융위원회)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 및 불완전 판매 논란이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물론 금융당국까지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이번 DLF상품 전담 대응팀을 구축하고 큰 손실을 보게 된 투자자들을 달래고 대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사태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23일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은 DLF 손실 관련 대고객 사과와 함께 향후 전개될 분쟁 조정 절차에서 고객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임을 발표했다.

이날 전국 영업본부장을 긴급 소집한 손 은행장은 “신뢰라는 것은 거울의 유리와 같아 한번 금이 가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며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진심으로 대해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손 은행장은 ‘고객 케어(Care) 강화’를 목표로 한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제도, 조직·인력, 프로세스 등 시스템 전반 개편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도 DLF 관련 고객 항의와 문의에 대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다.

KEB하나은행 TFT는 박세결 자산관리(WM)사업단 전무의 진두지휘 아래 DLF 사후관리를 지원한다. 또 지난달 26일 백미경 소비자행복그룹 전무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보호대책위원회를 추가로 투입, 해당 상품 투자자들에 대한 면담을 병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TFT 운영 외에 DLF 판매 영업점의 지점장, 본부장고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소비자보호방안 마련에 착수하는 등 수습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DLF 판매 은행들의 수습에도 투자자들의 분노가 전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거다.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2명과 법인 1곳은 법무법인 로고스와 손잡고 오는 25일 법원에 DLF 피해자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들은 은행 측에 투자 원금과 투자일부터 소송 제기일까지 이자를 지급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DLF와 관련해 금융사와 투자자 사이 배상 비율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감독원 소속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로 조정을 신청한 건수도 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159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덩달아 분주하다.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DLF사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감원은 국감 전에 1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검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DLF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DLF사태 관련 기자들의 질의에 “은행에서 위험성이 높은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고 운을 떼며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위험한 곳에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 금리를 더 받고 싶다는 수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규제할 방법이 있는지, 금지시키는 게 좋은 것인지 검토하겠다”며 “DLF 조사 자체는 금감원에서 진행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금감원,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날 은행에서의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검사 결과, 해외 주요국 사례 등을 감안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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