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품에 커뮤니티, 공유 기능 결합…‘같지만 다른 서비스’

24일 개최한 ‘[핀테크 2019] 2020년 금융 빅블러 시대가 열린다’ 포럼의 세션 발표를 맡은 카카오뱅크 이수영 전략파트장
24일 개최한 ‘[핀테크 2019] 2020년 금융 빅블러 시대가 열린다’ 포럼의 세션 발표중인 카카오뱅크 이수영 전략파트장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출범 2년 만에 1000만 고객을 확보한 카카오뱅크가 업종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금융 빅블러(Big-blur) 현상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 성장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소셜(social)’을 제시했다.

대한금융신문이 지난 24일 개최한 ‘[핀테크 2019] 2020년 금융 빅블러 시대가 열린다’ 포럼의 세션 발표를 맡은 카카오뱅크 이수영 전략파트장은 100% 모바일뱅킹으로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동력으로 소셜 기능이 더해진 금융 서비스를 소개했다.

지난 2017년 7월 27일 등장한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지점 없는 디지털 은행’이라는 생소한 개념으로 보수적인 금융업에서 자리 잡기 힘들 수 있다는 시장 우려와 달리, 출범 직후부터 성장 가도를 달리며 금융권 메기(강한 경쟁력으로 업권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존재)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설립 2년만인 지난 7월 고객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출범 당시 7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여수신 규모는 지난달 기준 여신 13조1000억원, 수신 19조원을 넘어섰다.

이수영 전략파트장은 “100% 모바일 퍼스트(first)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이 고객에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보단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고객들이 중심이 되는 은행’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빅블러가 짙어지는 현 추세 속 카카오뱅크가 금융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선 고객과 금융의 만남이 더 쉽게, 자주 일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파트장은 “기존의 은행업은 고객과 은행이 1:1로 맞닿아 있는 시스템이라면, 카카오뱅크는 고객들이 은행을 일부러 찾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파생된 것이 금융과 사람의 연결, 즉 서비스에 대한 ‘소셜’ 접목이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시도한 ‘금융+소셜’은 금융 상품시장 트렌드에 반향을 일으켰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6월말 선보인 ‘26주 적금’은 1000원, 2000원, 3000원 중 납입 금액을 선택해 내고, 한 주가 지날 때마다 처음 낸 액수만큼 금액을 늘려 적금하는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매주 적금 납입에 성공할 때마다 애플리케이션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도장을 찍어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도전 현황을 친구나 가족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소셜 기능으로 26주 적금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 8월 기준으로 누적 가입계좌가 200만 좌를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역시 소셜 기능으로 고객 인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동호회, 동아리 등 모임의 회비를 투명하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모임주는 모임통장에서 카카오톡의 친구 초대 및 단체 카톡방 초대 기능을 통해 모임원을 간편하게 초대할 수 있고, 모임멤버들은 회비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임통장은 카카오뱅크 내부적으로도 고객의 앱 활동성을 높이는 데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나라 고객의 특성상 친목이나 모임 등이 많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을 앱으로 불러오는 효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모임통장 이용자는 지난 7월 기준 285만명에 달한다.

이 파트장은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 1년 여가 지나고 소위 말하는 ‘오픈빨’이 떨어졌을 때 선보였던 26주적금과 모임통장은 1000만 고객 달성에 큰 역할을 했다. 모임통장 출시 당시 고객 인입 추세는 출범 3개월 후(2017년 10월) 수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은 26주적금과 모임통장을 단순한 금융 상품을 넘어 재밌는 콘텐츠로 생각하고 SNS에 공유했고, 자연스러운 바이럴(vira) 효과가 일었다”며 “소셜 기능이 더해진 금융 서비스로 인터넷은행의 한계로 지적됐던 40~50대 고객층의 유입까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파트장은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소셜뿐만 아니라 다른 이종산업과도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고객의 일상과 금융 간 접점을 높이는데 노력할 방침”이라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업종 구분 없이 제휴 가능성을 활짝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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