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터넷·폰뱅킹 민원 592건, 전년比 96.6% 증가
금감원 “하반기 모바일앱 관련 서면 및 현장검사 진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모바일 금융거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전산 장애가 끊이지 않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금융사는 한때 트래픽(접속량)이 몰려 발생한 ‘일시적 오류’라고 해명하지만, 돈을 맡긴 고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앱 하나원큐는 오후 1시부터 트래픽(접속량)이 늘어나 약 5시간가량 접속 오류와 거래 지연 현상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월급날과 카드 결제일 등이 몰린 월말이라 이용자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원앱 체재를 고수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또한 지난 7월 말 고금리 특판 이벤트를 벌이다 전산 장애를 빚으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산 바 있다.

‘연 5% 정기예금’ 특별판매에 고객이 대거 몰리며 카카오뱅크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돼, 상품 가입을 희망한 고객 외 다른 은행 업무를 이용하려는 고객들까지 피해를 봤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은행 중 유일하게 모바일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보니 약 40분간 오류에도 더 큰 질타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금융민원 발생 및 처리동향'에 따르면 은행 민원의 경우 여신이나 예·적금 등 기존에 많이 발생해온 민원 유형은 감소했으나, 인터넷·폰뱅킹 관련 민원은 증가했다. 인터넷·폰뱅킹 민원의 경우 592건으로 전년동기(301건) 대비 96.6%나 증가했다.

은행들은 모바일 앱이 하나의 비대면 채널로 자리 잡게 되면서 사설 인증 추가, 디자인 간소화 등에 초점을 둬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접속 오류 등 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소 이순호 연구원은 "금융사는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모바일 앱의 이용이 확산되고 앱의 경쟁력이 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모바일 앱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권의 경우 전산장애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더 잦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9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시스템 오류로 약 3시간 동안 접속이 안 되는 전산오류가 발생했다. 오류 이후 회사 측은 투자자 보상 방안을 내놓고 보상 절차에 돌입했지만, 일부 투자자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대형 증권사들의 주식매매 전산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금융투자 부문의 민원은 2038건으로 전년동기(1732건) 대비 17.7%나 급증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KB증권과 5월 미래에셋대우증권 등 대형사의 주식매매 전산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후 보상 요구성 민원(202건)이 집중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으며, 올해 업무설명회대로 은행의 모바일뱅킹부터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업무 계획대로 하반기 모바일뱅킹을 제공하는 전체 은행 대상으로 서면검사를 진행하고, 몇 군데는 현장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특정 금융사의 검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금융IT·핀테크 감독검사 업무설명회’를 통해 IT 리스크관리가 취약한 금융회사에 대해서 상시 및 테마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디지털 사업과 관련해 현미경 검사를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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