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핀테크·해외 등 다양한 키워드로 뒷심발휘
남은 임기 괘념치 않는 장기 프로젝트 광폭 행보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오는 11월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12월에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연임과 교체의 갈림길에 선 3개 은행 수장들의 그간 행보와 성과에 업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이들은 ‘레임덕’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더욱 적극적인 대외활동과 장기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은행장 후보군으로는 현 은행장을 포함한 그룹 내 계열사 최고경영자, 국민은행 부행장급 등이 거론된다.

지주 대추위의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 선정을 앞두고 허인 국민은행장이 특히 공들이고 있는 사업은 이달 중 론칭 예정인 가상이동통신망(MVNO)서비스 ‘Liiv(리브) M’이다.

성공적인 ‘리브 M’ 론칭으로 다소 부진했던 상반기 영업실적에 대한 부담을 지우고 금융과 통신 결합이라는 혁신적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서다.

MVNO 서비스는 비통신사업자가 기존 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용객들은 통신사 멤버십 혜택을 받지 않는 대신 통신요금 부담을 낮출 수 있어 일명 ‘알뜰폰’이라 불린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MVNO 서비스를 규제 특례를 적용받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받은 바 있다.

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 망을 활용해 알뜰폰 최초로 5G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유심칩을 스마트폰에 삽입하면 공인인증서 설치 등 복잡한 절차 없이 금융 업무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오는 12월 27일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중소벤처기업의 활력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8월 서비스 준비 및 개발에만 2년을 공들인 중소기업 경영활동 지원 디지털 플랫폼 ‘박스(BOX)’를 공개했다.

박스는 중소기업에 비대면 대출 지원, 정책자금 맞춤 추천, 생산자네트워크 지원, 해외 바이어 매칭, 기업 부동산 매매 중개 등 총 12개의 금융‧비금융 지원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업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기업도 이용할 수 있는 박스는 출시 9일만에 가입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중소기업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기업은행 지난 25일 ‘IBK 1st Lab(퍼스트 랩)’도 출범했다. IBK 퍼스트 랩은 혁신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해 핀테크 기업의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은행의 상품‧서비스, 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에 융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성공 시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은행은 IBK파이낸스타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퍼스트 랩 참여기업에게 사무공간과 클라우드 기반의 테스트 환경을 제공한다. 또 ‘IBK 핀테크 드림랩’ 기업으로 선정해 컨설팅, 멘토링, 해외진출 지원, 금융 지원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김 은행장은 “IBK 퍼스트 랩 참여기업에게 최적의 금융지원과 최고의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며 “금융위의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지정대리인 제도’ 등에도 적극 동참해 혁신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혁신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해외사업 영토 확대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현장 행정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10개국 11개 이상의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이 행장은 취임 때부터 글로벌 전략 강화의 필요성을 반복해 강조해 왔다. 올해 신년사에서 그는 “글로벌사업의 성공은 해외 진출지역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잘 갖춰 나가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은행장은 글로벌 로드맵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취지로 지난 4월과 5월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직접 방문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중국과 호주로 현지 출장을 다녀왔다.

이 행장은 해외 진출 후발주자로 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체된 농협은행의 글로벌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초기투자 비용이 적은 투자은행(IB)부문을 중심으로 지점 진출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이대훈 은행장이 직접 나서 북경, 시드니를 방문해 현지 진출여건 및 이슈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감독기관 면담을 통해 적극적인 글로벌사업 확대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농협은행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이 더욱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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