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금 늘려 110% 비율 맞출 듯
예대율 ‘고금리 규제’ 30% 가중뿐
2.5% 예금주고 24% 대출 챙긴다

저축은행
저축은행 가계대출자의 63.2%가 평균 23.8% 금리를 이용하고 있다. 내년에 예대율 도입을 앞두고 있으나 고금리대출 규제 측면에서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가계대출자들의 과반수가 법정최고금리에 준하는 고금리대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에 제동을 걸고자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큰 실효성은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올해 6월말 기준 ‘저축은행 금리구간대별 대출 현황’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차주 115만5000명 중 73만명(63.2%)이 평균 23.8%인 고금리를 이용 중이다. 이들의 대출잔액은 6조3753억원으로 전체 잔액(12조6860억원)의 50.3%에 달한다.

또 ‘15% 이상~20% 미만 금리’(평균 17.8%) 이용 차주는 32만3000명, ‘10% 이상~15% 미만 금리’(평균 13.4%) 이용 차주는 6만8000명(5.9%) 등이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대출잔액 1000억원 이상인 저축은행에 대한 예대율 규제를 시중은행과 동일한 100% 수준까지 확대하는 상호저축은행 감독규정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내년에는 110%로 도입하며, 오는 2021년까지 100% 이하를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저축은행 금리구간대별 가계신용대출 현황. (표= 대한금융신문)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60조2330억원, 60조8890억원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 시 예대율은 약 101.08%다.

저축은행은 예대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예금을 늘리거나 대출금을 줄여야 한다. 대출 감소는 곧 수익성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예금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저축은행업계는 이벤트성 고금리 등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저축은행업계 12개월 평균 예·적금 금리는 각각 2.43%, 2.62%로 집계됐다. 이날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전국은행의 예·적금 금리 1.25~1.9%, 1.15~2.40%와 비교해 1%나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고금리대출을 규제하려는 조치는 20% 이상 고금리대출의 경우 가중치를 부여, 130%로 산정한다는 것뿐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예대율 규제로 서민들의 대출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예대율 계산 시 예수금에 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을 최대 20%까지 포함하는 감독규정 개정안도 마련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예대율로 고금리대출을 잡기란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예수금 규모를 늘려 대출을 유치하면 저축은행의 ‘고금리 프레임’은 유지될 수 있어서다.

저축은행의 예수금은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6월 기준 54조원이었던 예수금은 이듬해 6월 60조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을 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규제를 더 강화하는 한편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 등 실효성 있는 대책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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