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유동성 문제로 일부 펀드 상환연기 이슈 발생
DLF 사태와 엮여 은행 사모펀드 판매에 대한 고객 경계심↑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의 영업 창구 모습.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의 영업 창구 모습.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대규모 원금손실을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인 은행권이 이번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문제가 된 DLF 상품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상품의 위기 성격은 다르지만,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된 상품에서 투자자 손실 우려가 불거졌다는 점에서 고객 신뢰도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수탁액 1위인 라임자산운용에 현금 유동성 문제와 각종 부실 관리 의혹이 겹치면서 라임자산운용 상품 판매사들이 대규모 펀드 상환연기가 벌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일 만기였던 헤지펀드의 상환을 오는 11일로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판매사인 우리은행에 전달했다.

문제가 된 펀드는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이다. 이 펀드는 우량 회사채권(레포펀드)에 50%, 라임플루토펀드에 50%를 투자하는데 플루토펀드에 담긴 사모채권 현금 유동화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상환 연기 금액 규모는 총 274억원이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현금화가 된 레포펀드 투자금액은 상환일(신탁계약 종료일)에 먼저 지급하고 사모채권 투자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현금화가 이뤄지면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판매사들의 관련 펀드 전반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라임자산운용은 상장사 전환사채(CB) 장외거래,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의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 부실 논란은 증권가뿐만 아닌 은행권 악재로도 번진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30개 중 9개사가 은행이며, 해당 은행들은 판매 비중 중상위권에 위치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9개 은행의 라임자산운용 펀드(사모펀드 포함) 판매설정 잔액은 1조8236억원으로, 전체 판매사 설정 잔액 중 33.96%에 해당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은 우리은행이며 뒤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부산은행, NH농협은행, 경남은행, KB국민은행, 한국산업은행, 기업은행 순이다.

기준일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은행을 포함한 판매사들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를 중단하는 등 큰 규모의 펀드설정액을 정리했으나, 아직도 남아있는 몇천억원 대의 설정잔액은 관리상 부담 존재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이슈는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발생한 만큼 투자자 원금손실이나 대규모 환매 연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은행권의 고위험상품 판매 제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라임자산운용 펀드 쟁점이 불완전판매와 엮인 DLF 사태와 성격이 전혀 다른 문제임에도 단순히 ‘펀드 문제’로 함께 조명돼 고객 신뢰도에 타격이 발생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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