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인터넷銀부터 결제망 개방까지 도입 시동
은행권 생존 몸부림 격화…핀테크業 협업 봇물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혁신과제로 추진해온 인터넷전문은행 재인가, 오픈뱅킹 제도 등이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금융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은행권 '메기' 역할을 담당할 인터넷전문은행의 새로운 등장과 개방형 결제망인 오픈뱅킹 시행으로 송금 및 결제 부문에서 은행과 은행,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3 인터넷전문은행은 오는 10일 사업자 선정을 위한 예비인가를 거쳐 12월 본인가 이후 내년 상반기 중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주요 기업들의 제3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성적·정량적 요건을 적절히 갖춘 새로운 경쟁자는 시장에 큰 파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출범은 국내 은행권에 자극제가 됐다. 카카오뱅크는 6개월 만에 500만 가입자를 돌파, 지난 7월 1000만명을 기록하며 모바일뱅킹에서 기존 플레이어인 시중은행들을 빠르게 따라잡았다.

카카오뱅크가 급성장하며 가져온 은행권의 큰 변화는 모바일 앱 편의성 제고와 비대면 서비스의 활성화다.

지난해부터 은행들은 중구난방으로 난립해 있는 기존 앱들을 하나로 합친 통합 앱을 출시·개편하기 시작했으며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앱에 비대면 금융상품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비대면·무서류 간편대출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토스는 중신용자·소상공인에 특화한 '챌린저 뱅크‘를 계획하고 있다. 챌린저 뱅크는 소규모 특화 은행으로 지난 2009년 유럽을 중심으로 출현했다.

챌린저 뱅크의 등장으로, 기존 은행 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유럽 리테일 은행'에 따르면 유럽 은행산업에서 챌린저뱅크의 등장으로 기존 유럽 은행의 고객 이탈과 수익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가 기존 금융사와 손잡고 챌린저 뱅크 설립에 성공하게 될 경우 시장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토스는 지난 7월 누적 다운로드 3000만 건, 누적 가입자 13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출시 이후 누적 송금액은 51조 원에 이른다.

오픈뱅킹 제도 시행도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역할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뱅킹은 은행의 송금 및 결제 망을 핀테크 기업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결제 시스템으로 이달 말 은행권 중심으로 시범운영을 거쳐, 12월 정식 가동된다.

모바일 앱 하나로 기본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경쟁자가 더욱 늘어나는 셈이다. 각 은행의 앱 편리성과 상품이 오픈뱅킹 제도하에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때문에 은행들은 잠재적 경쟁자인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강화 또는 인수 등에 분주하다.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은 오픈뱅킹이 본격화하기 전 핀테크 기업에 API를 개방하고 협업을 추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은행은 각 금융 그룹 차원에서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 사업이 당장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흥행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있지만,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누가 등판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는 건 사실”이라며 “오픈뱅킹은 수수료 수익 측면에선 불만이 있지만, 금융혁신 측면에선 상품개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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