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요구 늘고 신규 설정액 줄자 환매 중단
11개사 판매 플루토·테티스 연계 펀드 발꽁꽁
11일, 우리은행서 판매된 펀드 상환 ‘또 연기’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선언으로 판매사들이 6200억원 규모의 ‘라임 폭탄’을 떠안게 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8일 대표 펀드 두 종류에 대한 환매 중지를 결정했다.

라임자산운용의 대체투자펀드 가운데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펀드와 메자닌(CB, BW)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펀드가 대상이다.

이는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유동성 쇼크를 우려한 일부 판매사들이 개방형 펀드에서 환매를 요구하는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 각 판매사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설정 잔액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 상 라임자산운용의 전체 설정 잔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5조3713억원으로 한 달 전인 7월 말 (5조7217억원)보다 3504억원이 빠졌다.

지난달과 이달에도 감소세는 이어졌다. 본지 취재 결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 중 설정액 감소가 확인된 증권사만 10곳이다.

이달 1일 기준 이들 10개 증권사에서는 총 4502억원의 설정액이 줄었다. 설정액이 가장 크게 준 곳은 교보증권으로 8월 30일 기준 3233억원에서 1일 1060억원으로 2173억원이 줄었다.

대신증권도 9801억원이던 잔액이 8000억원 초반까지 감소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는 4295억원에서 3990억원으로 삼성증권은 891억원에서 764억원으로 설정액이 줄었다.

은행권까지 합치면 감소된 설정액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8809억원이던 잔액이 6000억원대 초반까지 줄었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결정으로 환매 중지가 된 펀드는 약 6200억원 가량이다. 환매 중단이 선언된 모펀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는 총 1조 1000억원 규모로 이들에 연동된 자펀드 중 개방형 4400억원, 폐쇄형 1800억원의 펀드가 환매 중단된다.

이들 펀드는 30개 판매사들 중 11개사에서 팔렸다. 이 중 우리은행이 판매한 금액은 2000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다. 이외에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에서도 이들 펀드가 판매됐다.

판매사들 입장에서는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폭탄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매 중단이 3조원대 대형 폭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에 판매가 중단된 모펀드 중 플루토 FI D-1호 펀드의 규모는 9000억원 규모이지만, 전체 플루토 규모는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문제는 나머지 6000억원 규모의 플루토펀드도 유동성이 없다는 점이다. 플루토 펀드와 연동된 자펀드는 3조원대 가량이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에서 판매된 펀드들의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판매사들이 펀드 중도환매 요구를 늘리고, 신규 설정은 중지하자 라임자산운용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투자자의 펀드 환매 요구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은 투자자, 판매사 자산운용사 간의 신뢰다. 폐쇄형의 경우 환매가 어렵지만, 개방형에까지 환매청구를 막은 행위는 라임자산운용이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라임자산운용의 주 펀드인 플루토 펀드는 유동성이 거의 없는 상품으로 이번 사태는 예견된 폭탄이었다”며 “플루토 전체 규모가 1조 5000억원대인 만큼 이번 환매 중지는 3조원대 초대형 펀드 사고의 서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일로 연기된 우리은행의 펀드 상환은 또다시 연기된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우리은행에서 판매된 300억원 규모의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펀드 만기를 지난 2일에서 11일로 연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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