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한국기업 중심 성장 공식 한계 직면
중국 내 새로운 ‘블루오션’ 찾아 고군분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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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국내은행들이 현지 영업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한국기업의 대중(對中) 투자 둔화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중국 영업환경에서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선 현지 한국인 및 한국기업금융 의존도가 높은 현 전략을 뒤집고 현지화 영업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의 총 자산은 지난 2011년 128억달러(약 15조 2947억원)에서 지난해 264억달러(약 31조 5453억)로 2배 이상 증가, 국내은행의 전체 해외점포 자산에서 중국 비중은 23%(홍콩 포함 시 37%)에 달한다.

반면 국내은행의 중국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해 0.58% 내외로 중국계은행(1.0%)은 물론 외국계은행(0.7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 내 부실채권비율(NPL) 역시 0.9%으로 전체 외국계은행 평균(0.7%)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국제금융센터는 국내은행들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중국 거시경제 둔화, 은행건전성 규제, 비관세 장벽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한 데다가 국내은행과 국내기업의 자금수급 불균형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중 중국 비중은 지난 2005년 39.3%를 저점으로 꾸준히 하락해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1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은행의 중국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내기업의 대중 투자는 위축됨에 따라 현지 진출 한국기업 추종식 영업전략은 일정 수준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국내은행이 중국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선 현지 국내기업을 위주로 한 영업전략에서 탈피하고 중국 내 지역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현지화 영업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현재 은행 중국법인의 현지화 전략은 주로 현지법인이 주체가 돼 예금 및 대출 중개인 활용 등 현지 특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중국의 특수성이 주는 다양한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본사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중국 비즈니스 전략을 현지법인에 제시하고 지원할 수 있는 ‘본사의 현지화’가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두고 국내은행 간 과당경쟁뿐만 아니라 외국계 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중국계은행과 외국계은행 간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다”며 “경영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선 중국 내 새로운 금융 블루 오션을 찾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은 각자 가진 비교우위를 고려한 현지화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중국 소매금융분야에서 급성장 추세를 보이는 주택대출과 자동차대출부터 금융IT 강국이라는 이점을 활용한 고부가 서비스 제공 등 수익원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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