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유통∙전자상거래業’ 참여 독려에도 기승전 대형 금융사
유력 후보 ‘토스∙키움∙소상공인’ 모두 銀잡고 합종연횡 시도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이 시작된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나 유통 업계의 주도를 기대한 금융당국의 기대와 달리 인가의 성공 여부는 결국 대형 금융사들의 참여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가 참여 유력 후보자들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선 금융사와의 협력이 필수인 상황이다. 네이버, 인터파크 등 든든한 자본력을 가진 ICT 기업들이 일찍이 불참에 선을 그은 상태에서 후보자들이 기댈 곳은 금융지주와 은행뿐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5일까지 진행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최대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사는 키움증권 한 곳으로 꼽힌다. 상반기 인가 때 관심을 보인 대형 금융사들은 토스, 소상공인 연합 등 주요 후보자들과 협력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가 참여 유력 후보인 토스와 키움증권, 소상공인 연합군은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대형 금융사 위주로 손을 뻗고 있다.

특히 토스의 경우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탈(VC) 투자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결국 자본 안정성을 보완해줄 대형 금융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관건이다. 토스는 컨소시엄 구성을 앞두고 SC제일은행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때 함께 했던 KEB하나은행에, 소상공인 연합군도 ‘소상공인 금융지원’이라는 미션으로 IBK기업은행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토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발을 뺀 신한금융그룹의 재참여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신한금융은 토스와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조율했지만, 인터넷은행 운영에 대한 비전이 맞지 않아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경쟁력 있는 생활서비스업체나 생활플랫폼을 보유한 ICT 기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다면 인터넷은행 인가에 도전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 영업 중인 인터넷전문은행도 시중은행을 주주로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에는 KB국민은행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케이뱅크는 KT가 대주주로 올라서지 못하면서 우리은행이 최대주주다.

은행권에 ‘메기’ 역할을 담당할 인터넷은행에 기존 금융사의 참여를 기대하는 이유는 자본 문제와 영업력이다.

실제 케이뱅크의 경우 KT로 대주주 전환에 실패한 이후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자 업계는 우리은행, DGB금융지주 등 금융주력자 주주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자본확충에 활로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영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뒤처리를 할 곳은 결국 금융사인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본력과 뱅킹 시스템 구성 등 기존 금융사의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만큼 대형 금융사의 참여는 필수 불가결하다”라며

“혁신 과제를 달성해야 하는 당국 입장에서도 튼튼한 자본력을 가진 금융사들이 등판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사들이 실제 인가에 참여할지는 마감일인 15일까지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마감일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금융사들의 합종연횡과 이탈 여부는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토스와 SC제일은행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릴 것이란 일각의 의견에 대해 “정해진 건 하나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기존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KEB하나은행의 이탈 가능성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말 하나은행은 SK텔레콤과 만든 핀테크 회사 ‘핀크’에 500억원의 증자를 단행한 이후 핀테크 사업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소상공인 연합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기업은행 또한 인터넷은행 진출과 관련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연말쯤 제3인터넷은행 출범이 공식화된다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본인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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