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계약만 218만건…간편고지 8배 커져
5년만에 시장규모 두배 증가, 신규 수요도 여전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간단한 질문만 거치면 가입할 수 있는 간편고지보험이 출시된 이후로 시장이 급격히 커졌다.

14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생명보험 및 장기손해보험 합산) 유병자보험의 신계약건수는 218만건으로 전년동기(146만건)보다 48.8% 증가했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유병자보험의 신계약건수는 100만건에 불과했다. 이후 연평균 신계약이 21.6%(138만건)씩 늘며 5년 만에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같은 기간 전체보험의 신계약은 2014년 2643만건에서 2018년 2680만건으로 연평균 0.3%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점에서 유병자보험만큼은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병자보험은 통상 표준체(건강한 사람) 보험보다 보험료가 150~200% 가량 비싸다. 종류별로는 무심사, 간편심사, 간편고지(간편가입) 등 3가지 형태가 있다. 무심사보험은 모든 질병이나 치료내역에 대한 고지사항과 건강검진 절차 없이 보험가입을 받아준다. 

간편심사보험은 고혈압이나 당뇨 치료병력에 대한 고지항목을 면제한 상품으로 주로 고혈압, 당뇨병을 가진 사람이 주로 가입한다. 간편고지보험은 질병을 갖고 있더라도 질병이 발생한 지 2년이 경과한 경우 가입이 가능하도록 심사 항목을 줄인 상품이다.

유병자보험의 가파른 성장세는 간편고지보험이 이끌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유병자보험 신계약건수에서 간편고지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6.2%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간편고지보험의 신계약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4년 23만건 △2015년 28만건 △2016년 121만건 △2017년 122만건 △2018년 188만건으로 5년간 무려 8배나 시장이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무심사보험은 21만건에서 7만건, 간편심사보험은 56만건에서 23만건으로 점차 판매가 축소되는 분위기다.

유병자보험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5년 9월 보험사에 보험업계 전체의 과거 13년간 유병자 질병 통계를 제공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보험사들은 상품개발에 필요한 유병자 관련 통계가 부족하거나, 보유한 통계의 신뢰도에 대한 확신이 없어 상품개발을 꺼려왔다.

보험업계는 앞으로도 간편고지를 활용한 유병자보험 판매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포화상태에 이른 표준체(건강한 사람) 대상의 보험판매와 달리 새로운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유병자보험 총 가입자 수는 384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지난 2014년 기준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 수는 1182만700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간편고지에서 심사항목을 더욱 줄인 일명 ‘초간편심사’ 보험도 나오는 중이다. 5년 내 암 진단 및 입원·수술 기록만 없으면 가입할 수 있는 식이다. 다만 생명보험사에서는 손해율을 우려해 아직 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