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주택청약통장 시장 동향 및 가입자 분석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내 집 마련을 위한 1순위 준비물로 통하는 ‘주택청약통장’의 인기가 여전히 뜨겁다.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이 주택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초 가입연령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15일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분양가 상한제 민간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청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주택청약 시장 트렌드와 청약통장 가입자 추이 및 특성을 분석한 ‘국내 주택청약통장 시장 동향 및 가입자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APT2you) 청약통장 가입 현황 데이터와 KEB하나은행 청약통장 가입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국내 인구의 48.2%(통계청 2018년 말 인구 기준)가 청약통장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국민 2명당 1명 꼴로 청약통장에 가입돼있는 셈이다.

연령대별 청약통장 가입자 분석 결과, 지난해까지는 30대 가입자가 가장 많았으나 올해는 20대 가입자가 30대보다 많아지면서 국내 전체 20대 인구의 67.2%(30대 가입비중 62.5%)가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3월 기준 10세 미만 영유아의 가입자 수(181만3000명)가 10대 가입자(178만7000명) 보다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청약통장 가입 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 10세 미만 영유아 전체 인구의 42.5%가 이미 청약통장에 가입돼있고, 이들의 신규 월평균 가입 금액이 약 17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젊은 부모의 청약에 대한 관심이 자녀 명의로 청약 상품에 가입하면서 자녀의 청약에 대한 선(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통장 가입자와 해지 고객에 대한 분석 결과, 해지 고객의 가입 당시 월 납입 금액이 유지 고객보다 2배 이상 높았으며 최근 3년 사이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의 월 평균 가입 금액은 그 이전 대비 50% 이상 떨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청약 경쟁률 지역별 분석 결과로는 대전, 광주, 세종, 대구 지역이 최근 3년간 서울보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 지역은 지난 2년간 주택매매 변동률 역시 양의 방향으로 크게 변동한 특징을 보였다.

이들 지역의 주택 수요자들이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청약에 투자하면서 청약 경쟁률 역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청약 경쟁률은 대전(78.7대1), 대구(44.0대1), 광주(39.1대1), 서울(28.6대1)이 치열했으며 서울(10.44%▲, 매매변동률), 광주(5.74%▲), 대구(2.76%▲), 대전(2.43%▲) 지역의 주택매매가가 크게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매매변동률 수치가 큰 지역일수록 청약경쟁률도 높아 주택 매매가격이 크게 오를 때 청약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청약 지역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매매변동률이 0.8%(2014년)에서 4.34%(2015년)로 5.4배 급격히 증가했을 때 청약 경쟁률도 4.8대1에서 13.5대1로 약 3배 증가, 청약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올해 상반기 청약통장 가입자 평균 증가율이 가장 큰 지역은 세종시로 지난 5월 1.9% 최고치를 경신했고, 그 다음은 전남으로 7월(1.46%▲), 8월(1.10%▲) 청약통장 가입자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런 증가세를 두고 보고서는 전남 지역의 매매변동률이 2.0%(2018년), 2.4%(2019년)로 각각 상승함에 따라 주택 수요자들이 청약에 관심을 가지면서 신규 가입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약통장을 중도해지 하는 고객의 거래 기간과 거래 금액 분석 결과, 가입 후 평균 2.2년 후 가계자금 마련을 위해 약 1700만원 상당 잔액의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약에 당첨된 고객(전체 해지 고객의 약 2.5% 해당)의 경우는 평균 5.3년간 거래를 유지했고 평균 잔액은 약 2195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청약통장 신규 개설시 최초 예치하는 월 평균 금액은 최근 3년 사이 50% 이상 낮아졌다.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 대상 분석 결과 2016년도에는 월 평균 46.9만원을 납입하며 높은 금액을 거래했지만 2019년도 신규 가입자는 월 평균 14.3만원을 예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2019년도 청약통장을 중도 해지하는 고객의 신규 월 거래 금액이 32.3만원으로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평균 금액 14.3만원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청약통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통장에 납입하는 월 평균 금액을 안정적으로 낮춰가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은아 수석연구원은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사회 초년생인 20대는 주택청약통장부터 가입해 청약가점 항목 중 하나인 가입기간에서 고득점을 확보하고, 적절한 월 납입 계획을 통한 꾸준한 청약통장 유지가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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