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채권과 주식 중간 성격 ‘메자닌’에 투자
주가 하락에 전환이득 못 보자 유동성 문제 생겨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최근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의 환매 중단을 선언하며 환매가 중단된 펀드가 주로 투자한 메자닌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자사의 대체투자펀드 중 메자닌(Mezzanine) 상품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투자하는 펀드의 환매중지를 결정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메자닌은 건물의 층과 층 사이의 공간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뜻처럼 메자닌 상품은 채권과 주식 사이에 있는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주가가 낮을땐 채권의 안정적 이익을 주가가 높을땐 차익거래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메자닌 상품으로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우선주, 코코본드 등이 있다. 이 중 이번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의 문제가 된 것은 CB, BW 등 주식관련 채권이다.

CB는 일정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기업이 처음 발행할 땐 보통의 회사채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주식 전환권이 발동하면 투자자가 원할 때 주식으로 바꿔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을 볼 수 있다.

예컨대 A사에서 이자율 연 1%, 채권가격과 주식 전환가격 모두 1000원인 CB를 발행했다. 여기에 투자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 전환권이 발동했을 때, 주가가 2000원으로 올랐다면 주식으로 바꿔 1000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졌다면 1%의 이자를 얻으면 된다.

BW는 발행 기업의 주식을 일정한 양만큼 약정된 값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전환사채와 비슷하게 주가가 올랐을 경우 매매차익을 올릴 수 있지만 채권이 주식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 신주 매입 권리만 있기 때문에 주식 매매자금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투자자에게 유리한 메자닌 상품을 회사에서 발행하는 이유는 회사 신용등급 대비 낮은 이자율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이자율이 높아지는데, CB나 BW를 발행하면 주식 전환권이나 신주 인수권을 제공하는 대신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 투자자가 차익거래를 위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매입하면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메자닌 투자는 주로 사모펀드사가 발행한 사모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메자닌 상품은 발행사 부도 시 투자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없는 위험이 있는데, 발행사 대부분이 신용 등급이 낮거나 없는 중소형 회사이기에 개인투자자가 이를 분석하기 어려워서다. 투자자는 리스크 검증을 사모펀드사에 맡기는 셈이다.

이번 환매 중단의 이유로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7월 이후 코스닥 시장의 약세 및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전환을 통한 유동화가 어려워진 점을 꼽았다. 메자닌 상품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주식을 구입해 이익을 얻을 수 없어서다.

한편 지난 14일 열린 라임자산운용 기자간담회에서 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대표는 “현시점에서 자산 매각 등으로 펀드 수익률 저하를 초래하는 것보다 투자자 보호 및 주가 정상화 측면에서 환매를 연기하고 시간을 확보해 편입 자산을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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