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웰컴저축銀, 키움 진영 버리고 토스 손 잡고 재도전
2030대 고객기반 무기로 ‘디지털플랫폼 창구’ 역할 기대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신청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든든한 금융 지원군을 등에 업은 토스뱅크가 인가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자본력 부족을 이유로 한차례 탈락을 경험한 바 있는 토스뱅크의 재도전에 금융권 대어들이 몰린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토스뱅크 컨소시엄에는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SC제일은행, 웰컴저축은행 등의 금융사들이 각 10% 이하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중 하나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참여가 특히 눈에 띈다. 하나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키움 컨소시엄에 참여할 때와 마찬가지로 토스뱅크에 각각 10%, 5%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두 기업은 상반기 키움증권 진영에 합류해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했지만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결국 이들은 재도전을 저울질 하다 상반기 손을 잡았던 키음증권 대신 토스의 손을 잡았다.

이들이 토스 컨소시엄으로 노선을 갈아타게 된 이유는 혁신성 측면을 지적받았던 키움 컨소시엄보단 자본력이 부족했던 토스 측이 더 인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상반기 ‘챌린저 뱅크(소규모 특화은행)’라는 확실한 사업모델을 제시하며 혁신성을 인정받았지만 자본 안정성 측면에선 미흡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나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재도전 의지를 드러낸 두 기업을 두고 혁신성보단 자본력 측면에서 더 수월하게 조력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리고 토스뱅크에 합류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은 제휴 적금 출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GLN) 등 그간 토스와 진행해온 협업 관계를 긍정적으로 고려한 결정으로 전해진다.

토스와 손을 잡으면 디지털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금융권 참여 결정에 주요하게 작용했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 업계가 각종 규제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SC제일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점이 적어 인터넷은행이라는 비대면 채널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온라인 채널 활성화로 고객 범위가 고액자산가에서 젊은 고객층까지 확대되고 있고, 경쟁 증권사들이 속속 ICT기업들과 손잡고 있다는 점에서 토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최근 월 활성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며 금융 플랫폼 중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도 2030세대 고객 기반을 제공해 대출, 예‧적금, 행운퀴즈 광고 등 사업 제휴 측면에서도 금융권의 무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출혈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는 토스의 입장에선 수익을 극대화할만한 영업 요소를 찾게 되고, 토스 컨소시엄 내 금융사들은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갖춘 사업 파트너를 찾은 셈이다.

업계에선 토스가 이번 예비인가를 신청하며 인터넷은행의 자본 안정성과 사업 연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최적의 안을 구성했다고 보고 있다.

상반기 예비인가 당시 토스가 60.8%의 지분을 주도하고 나머지는 지분 대부분을 VC(벤처캐피털) 업체가 확보한 방식을 대형 금융사들로 채워 전면 수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재도전은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추진하는 챌린지뱅크와 토스 플랫폼 자체가 더욱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토스 채널을 활용해 고객 기반을 더욱 넓히고 디지털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스뱅크 외에도 소소스마트뱅크와 파밀리아스마트뱅크도 금융당국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만 자금조달 방안과 주주 구성계획 등 유효 경쟁자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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