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규제특례 받은 스위치보험과 유사
금융당국 혁신서비스 지정 문턱 넘어야
차보험 ‘1사2라이센스’ 문제부터 산넘어산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국내 첫 온라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사업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매월 운행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자동차보험에 이어 ‘켰다 끄는’ 생활밀착형 보험을 준비 중이다. 다만 NH농협손해보험이 규제 특례를 받은 스위치보험과 유사한 서비스라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할 전망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2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본인가 승인을 받고 내년 초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온라인 전업 손해보험사인 캐롯손보의 주력 사업은 자동차보험이다. 때문에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에서 운영하는 인터넷(CM) 자동차보험과 1사 2라이센스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다.

캐롯손보가 자동차보험을 출시하면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은 자회사를 통해 온라인에서만 두 개의 채널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게 된다. 이는 금융당국도 본인가 이전부터 문제를 제기한 사안이다. 이제껏 한 보험사에서 동일한 두 개의 채널을 운영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 최초 온라인 전업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경우도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운영하지 않던 인터넷 전용보험을 취급해 새로 보험업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에 한화손보는 캐롯손보 출범 이후부터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년 초부터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은 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을 통해서만 가입 가능하다. 캐롯손보 출범 전까지 CM으로 가입한 고객들만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캐롯손보는 보험계약자가 차량을 실제 운행한 만큼만 보험료를 다달이 후불로 내는 일명 ‘퍼 마일(PER MILE)’ 자동차보험을 도입한다.

기존 자동차보험 내 주행거리 특약과 비슷하지만 적게 운전한 만큼 보험료를 덜 내는 것이 아닌, 운전한 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방식이다. 덕분에 주행거리특약 대비 보험료가 10~30% 저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캐롯손보는 생활밀착형 보험도 계획하고 있다. 등산, 낚시 등 레저와 관련된 상해보험과 반송보험, 항공기출발지연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들은 한 번만 가입하면 추가 서류나 인증 없이 가입할 수 있는 ‘Pay as you use’ 방식이 적용된다.

이 방식은 가입 이후 특정기간 동안 간편하게 반복 가입할 수 있다. 이는 지난 4월 금융위가 지정한 혁신금융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NH농협손해보험의 '스위치(On-Off) 방식‘의 해외여행자보험과 유사하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금융위가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시장에 테스트 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규제특례다. 캐롯손보가 스위치보험과 같거나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서는 금융위의 심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견된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NH농협손해보험과 레이니스트의 온오프 보험 상품 등은 인지하고 있다”며 “해당 상품과 별개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