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회원 정보 활용해 송금과정 간소화
“간편함 좋지만 금융사고에도 무게 둬야”

(출처=비바리퍼블리카)
(출처=비바리퍼블리카)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추구하는 '과도한 간편함'이 착오송금을 일으키는 유인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금 과정에서 고객이 수취인을 명확히 확인하는 과정을 추가하는 등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한 고객과 착오송금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고객은 토스 측의 전산오류로 착오송금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토스는 명백한 고객 과실을 주장한다.

업계에선 고객의 실수로 벌어진 착오송금이라 해도,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토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스는 송금 과정에서 토스 회원의 등록된 계좌 정보를 기초로 수취인정보(예금주 실명, 계좌번호)를 확인한다.

수취계좌가 토스에 등록된 계좌일 경우, 하단에 거래은행과 수취인 실명이 자동으로 표시된다. 이후 ‘OOO님 계좌’로 송금한다는 수취인 실명과 거래은행 브랜드로고가 담긴 메시지와 함께 별도의 팝업 창 없이 송금이 진행된다. 토스의 회원이지만 송금인이 연락처 목록에 없는 경우 수취인 실명 중 한글자를 가려 보여준다.

토스는 고객이 계좌번호 입력란에 전체 번호를 입력한 동시에 수취인을 식별하기 때문에, 두세 단계를 거쳐야하는 은행 앱이나 경쟁사 앱 보다 송금과정을 더 적은 단계로 구현할 수 있다. 토스의 송금 서비스가 더 간편하고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계좌입력 단계에서 수취인 확인 과정이 일어나는 이유는 송금정보 입력, 수취인 확인 과정 등 송금완료까지의 단계를 줄여 간편한 사용자 경험(UI·UX)을 주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제휴 금융기관을 통한 펌뱅킹 이용 수수료를 절감하려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용자 편리함이 착오송금을 일으킬만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송금하려는 곳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짧기 때문에 고객이 잘못 입력한 계좌가 토스에 기등록된 계좌이고 원래 송금하려던 거래은행과 일치한다면 착오송금이 일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금융사 앱 뿐만 아니라 경쟁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를 통한 송금도 거래은행을 선택하고 계좌번호를 입력해야만 수취인정보 확인 과정이 이뤄진다.

최근이나 자주 송금한 목록에서 계좌번호를 선택해 송금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된다고 해도 수취인의 실명이 담긴 별도 팝업창을 띄워 한번 더 확인 절차를 거치게 한다.

토스에는 송금 완료 전 단계에 수취인의 실명과 계좌번호, 금액 등의 재확인을 유도하는 간결한 문구조차 없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송금완료 전 수취정보를 모두 한페이지에 담아서 보여준다. 이는 타 서비스의 팝업창, 문구와 동일한 역할을 한다"라고 해명했다.

타 간편송금 서비스 제공업체 카카오페이는 계좌송금 시 ‘받으시는 분의 실명과 계좌번호를 확인하라’는 문구가, 네이버페이는 ‘받는 분의 이름과 계좌번호가 맞는지 꼭 확인하라’는 문구를 송금 전 별도 팝업 창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토스, 카카오페이와 같은 간편 플랫폼 업체들이 등장하면서부터 금융사들도 앱에 기존 금융거래 과정을 단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지만 간편함보단 금융사고 방지 등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라며 “착오송금의 경우 고객과실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토스가 송금 과정에 미연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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