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4 15:20 (목)
미래고객 확보 위해 가심비 마케팅 펼치는 수협은행
미래고객 확보 위해 가심비 마케팅 펼치는 수협은행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9.10.28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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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머 이야기 경청하며 밀레니엄 세대 마음 사는 전략 마련 중
이동빈 행장 “고객의 마음 사로잡는 상품개발과 마케팅 적극 반영”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군주가 배라면 백성은 물이라고 한다. 순자(荀子)의 말이다. 이를 조선의 숙종은 군주가 배라면 신하가 물이라고 고쳐 말하기도 했다. 

백성이든 신하든 군주라는 배는 이들에 의해 띄워질 수도 있지만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리더는 그 권력이 절대적이라 할지라도 영원할 수 없다. 그래서 현명한 군주는 백성을, 그리고 신하를 두려워했다. 

그런 백성의 마음을 요즘 식으로 말하면 여론이 될 것이다. 형성된 여론에 의해 권력이 서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행동과 말을 통해 자신이 속한 조직 혹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즉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론을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그 출발점은 경청에 있다. 들어야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에서 리더로서의 자리가 굳건해진다. 

당 태종이 신하인 위징에게 어떤 군주가 좋은 군주인지를 물은 적이 있다. 이 때 위징은 “군주의 지혜로움은 자기와 다른 의견을 널리 듣는데 있고, 군주의 어리석음은 치우치게 듣고 그걸 믿는 데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같은 이야기도 듣는 사람의 관심사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가짜뉴스가 버젓하게 유통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뉴스이니 귀가 솔깃해지고 심지어 묵은 감정까지 해소시켜주니 더 관심을 갖는다. 팩트체크를 해주는 기사까지 등장하지만 이미 정해진 마음은 체크된 팩트를 오히려 가짜라고 의심한다. 

이처럼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 어렵고 고단한 일이다. 그래서 위징도 좋은 군주의 조건을 치우치지 않고 듣는 자세를 우선으로 친 것이다. 연전에 개봉했던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도 비슷한 대화가 등장한다. 

1940년 5월 독일은 프랑스를 공격하기 위해 네덜란드와 벨기에에 대해 군사행동을 개시한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수상 체임벌린은 탄핵을 당하고 윈스턴 처칠이 수상으로 지명된다. 그런데 자신이 속한 보수당의 주류들은 전쟁보다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한다. 

말이 좋아 평화적 해결이지 사실상 파죽지세의 나치에게 유럽대륙을 넘기는 굴욕적 협상이었다. 이에 대해 처칠은 히틀러에 대한 강력한 대응만을 고집한다. 하지만 전황은 영국에게 무척 불리하게 전개돼, 30만이 넘는 영국의 해외주둔군은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됭케르크 지역에 고립된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국왕 조지6세는 처칠을 찾아 자신의 지지를 표명하면서 그에게 조언을 한다. 그때 조지6세는 처칠에게 “사람들이 가르치려 들면 그냥 들어요. 조용히… 원래 다들 그러니까. 하지만 진실을 전해요. 가감없이…”라고 말한다. 보수당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순간, 국왕은 처칠에게 같은 처방전을 내놓았던 것이다.  

국내 금융사의 수장들도 오래전부터 경청에 대한 리더십을 강조해왔다. 전국을 순회하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지금 이 순간도 은행장은 물론 각종 금융사의 수장들은 누군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다.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려하는 현상이다. 이 때 들어주면 마음을 살 수 있다. 그래서 조지6세는 들어줘서 마음을 열게 한 뒤 자신이 말하고자하는 내용을 진실 되게 말하라고 한 것이다. 

수협은행이 ‘가심비’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뜻의 ‘가성비’라는 단어를 ‘마음(心)’으로 대체한 신조어다. 따라서 가심비 마케팅을 편다는 것은 고객의 마음을 사는 마케팅을 펼쳐서 심리적 만족도를 높인다는 뜻이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이를 위해 최근 프로슈머들과의 정례회의를 갖고 “프로슈머단의 시선에서 분석하고 제안해 준 내용 중 적용 가능한 부분을 검토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슈머는 제품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 그룹이다. 보통의 고객보다 적극적인 소비자로 볼 수 있는 이 그룹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경영전략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감성을 중요시하는 20~30대 고객층의 마음을 사기 위해 이 그룹을 타겟팅한 맞춤형 상품 등도 이 날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한다. 

협동조합이라는 오래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은행상을 만들려 하는 다각적인 노력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기존 고객층과 확연하게 다른 소비 트랜드를 보이는 밀레니엄 세대에 수협은행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직 고정된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은 중립적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면 은행에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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